
그간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이사장 업무를 수행하며 공제회의 중요성과 위상을 체감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울산 정치권에선 차츰 잊혀 가고 있는 ‘추억의 정갑윤’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맞고 있는 셈이다.
30여 년 지역과 여의도 정치권에서 활동해 오다 지난 연말부터 사실상 정치권과 작별을 고한 정 이사장의 근황이 궁금했다.
“한국 교원공제회 이사장직을 맡고부터 울산에 주말마다 내려가기가 현실적으로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힌 그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지인들의 경조사에도 직접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선 ‘정갑윤’의 이름 석자가 남아 있겠지만, 공제회의 발전을 위해 이미 정치권과는 작별을 고한 상태”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교직원 평생복지기관이라는 공제회의 명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회원들에게 더 큰 만족과 감동을 드리기 위해 좌고우면할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이사장의 업무는 정치권 경력과는 다른 생소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교육기관에 대한 애정의 모티브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정치인 정갑윤’에서 ‘교육기관장’으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서 나름대로 논리도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야간학교 B.B.S(Big Brother and Sister)에서 약 7년간 불우 청소년들의 학업을 도운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재건학교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교육 정책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라고 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교육 구성원의 생활 안정과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교육 발전에 이바지함’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교직원 복지기관이다. 1971년 설립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2024년 7월 말 기준 약 91만명의 회원과 70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고이율, 저율 과세 등의 장점을 지닌 국내 최장기 저축제도 ‘장기저축급여’를 비롯해 회원들을 위한 각종 저축, 대여, 보험제도 및 생애주기에 따른 문화·생활 복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 국내외 부동산 및 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고 있으며 호텔, 상조, 저축은행, 골프장 등 6개 출자회사를 통해 다양한 수익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제회의 이러한 기반 위에서 정 이사장은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오는 2030년 자산 10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회원 관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비대면화에 대응하고, 양질의 상담 서비스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해 회원 만족도를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급변하는 투자 환경 속에서 자산시장의 변동성에 기민하게 대처하며 91만 회원들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며 “투자자산 리스크 관리와 운용 전문성 향상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사조직도 개편했다”며 “분야별로 혁신적이고 전문성 있는 인력 양성과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위해 인사·교육 부문도 강화하려 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 이사장은 교직원공제회 내부 또는 교직원 차원에서의 출산 장려 제도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정갑윤 이사장은 “저출산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노력에 동참하고 출산 장려를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취임 이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만 5세 이하 자녀를 가진 직원들이 2시간씩 휴가를 쓸 수 있는 육아시간 제도를 만 8세 및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가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두수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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