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지난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연속 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이번 시즌 20승 8무 8패로 승점 68을 쌓은 울산은 2위 강원(승점 61)과의 승점 차를 7로 벌려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1위를 확정했다.
울산은 지난 2022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1996년과 2005년을 포함해 통산 우승 횟수는 5회로 늘렸다.
울산은 성남FC의 전신인 성남 일화 천마, 전북에 이어 3연패 이상을 거둔 세 번째 팀이 됐다. 또 전북 현대(9회), 성남(7회), FC서울(6회)에 이어 포항 스틸러스(5회)와 함께 리그 우승 횟수가 동률을 이루게 됐다.
특히 울산에게 이번 우승은 설영우와 이동경의 이탈, 시즌 도중 사령탑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고 수확한 열매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울산은 지난 4월 이동경이 입대하며 김천 상무로 떠났고, 6월 설영우가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로 이적한 가운데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이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구단의 2연속 우승을 이끈 홍 감독의 이탈에 모두가 ‘울산의 위기’라고 말했다. 우승 가능성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울산은 이경수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들어갔지만 흔들렸다. 팀 순위도 추락했다. 이어 핵심 자원들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지난해 득점왕이자 간판 공격수인 주민규도 골 가뭄에 시달렸다.
울산은 서둘러 후임 사령탑을 찾았다. 울산에서 현역 시절을 보냈던 김판곤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영입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작 K리그 에서는 지도자 경력이 짧았던 김 감독을 놓고 팬들은 의구심을 보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도장 깨기’에 나서며 스스로 역량을 입증했다. 김 감독은 K리그1 2연패의 저력을 경험한 베테랑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동시에 백업 자원에게도 출전 기회를 고루 분배하며 자극을 줬다. ‘공격적인 수비’를 강조한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보여준 신뢰는 우승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중요한 경기마다 승리를 따내며 명문 구단에 걸맞은 지도력을 과시했다.
특히 김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울산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뜻깊은 기록도 남겼다. K리그 역사를 통틀어 소속팀이 다른 사례를 포함해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것 자체가 5명뿐이다.
한편 울산의 다섯 번째 우승을 축하하는 대관식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FC와의 시즌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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