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성을 살린 특색 있는 관광지 조성을 목적으로 다전차밭 복원 사업 재개를 추진하던 울산 중구가 예산 과다 투입 우려로 인해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다.
12일 중구에 따르면, 그동안 중구는 다운동 산 148 일원에 체험 장소와 각종 시설물을 구축해 다전차밭을 복원하면 관광 명소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했다.
중구는 세종실록지리지 등 역사서에 다전차밭의 차를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과 다운동의 지명 유래 등 충분한 역사적 의미를 가졌다는 판단 아래 다전차밭 복원 사업 재개를 모색했다.
지난 2000년부터 두 차례 이상 다전차밭 복원이 무산된 경험을 갖고 있는 중구는 사업을 보다 신중하게 추진하기 위해 국내 유명 차밭을 벤치마킹하고, 해당 사업지 인근에서 야생차가 자생하고 있는 사실 등을 확인했다.
중구는 예산 확보를 목적으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다전차밭 복원과 관련된 계획 반영을 위한 서류 작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중구는 사실상 다전차밭 복원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크다고 보고 최종적으로 해당 사업을 장기 과제로 남겨두기로 했다.
우선 사업 예정지가 문화재 구역이기 때문에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현상 변경 등 문화재청의 허가가 필요한데 중구의 자체적인 조사에서는 허가를 받고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해도 경제성이 떨어질 뿐더러 조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지 개발 계획에서만 부지 비용 30억원(추정)가량과 기반·건축 공사, 문화재 발굴 비용 등에 70억원가량 등 총 1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예산 과다 투입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 밖에 사업 예정지의 토지 소유주가 문중으로 돼 있어 중구는 땅을 매입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중구는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자 정부의 공모 사업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토지 확보조차 안된 상황에서 공모에 선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구 관계자는 “활용 방안 등을 찾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어렵게 됐다”며 “중구의 자랑인 황방산과 입화산 등을 가꾸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