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교육청이 남구 신정1동 일대의 통학구역을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남구 한 신축 아파트의 초등학교 학군 조정에 관한 학부모들의 불만(본보 10월16일자 7면)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서다. 과밀학급 해소 등의 이유로 실시된 통학구역 배정 원칙이 무너지게 되면서 향후 특정 학급들의 과밀화가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울산강남교육지원청은 지난 15일 2025학년도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안 재행정을 예고했다.
해당 조정안에는 신정초 통학구역을 당초 예고된 신정1동 6통·26통에 ‘9~24통’ 일대까지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써 신정초 통학구역은 6통·9~24통·26통으로, 울산중앙초 통학구역은 1~5통·7~8통·25통으로 각각 조정됐다.
특히 이번 조정안으로 문수 금호어울림 더퍼스트 구역은 울산중앙초와 함께 신정초까지 통학할 수 있게 됐다.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신정초의 과밀 해소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증축 필요성 증대, 같은 사업지구 내 개발 사업 지연, 학생 통학로 안전 대책 확보 어려움 등에 대한 의견이 있어 초등학교 통학구역을 재조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남교육지원청은 신정초 인근 다수 개발 사업으로 인한 통학구역 분리 필요성에 따라 신정1동 9통·12통 일대를 울산중앙초 통학구역으로 행정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퍼스트 구역은 신정초가 아닌 울산중앙초 통학구역으로 지정됐다.
문제는 해당 아파트의 입주예정자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울산중앙초보다 더 가까운 신정초로 배정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본격 불거졌다. 이들 학부모는 내년 12월 입주를 앞두고 시교육청에 통학구역 재조정을 요구했다.
교육당국도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다. 과밀학급인 신정초의 경우 학생을 추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 올해 신정초 전체 학생 수는 1062명으로 중앙초보다 다섯 배 많다.
무엇보다 시공사측이 분양 공고 당시 울산중앙초로 명시했고, 이는 모든 입주예정자가 인지한 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육당국은 아파트 시공사측과 학생 수용 계획을 미리 협의했다.
하지만 결국 통학구역을 재차 조정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학부모들의 집단민원에 굴복한 셈이 됐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과밀화는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민원이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모든 학부모와 학생, 학교 상황을 고려해 통학구역을 조정할 수 없으니 원칙을 세워놓는 것”이라며 “학령인구가 늘어나거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에서 근거리 학교 배정 민원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해관계자들 간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