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 기관 40여 명과 함께 20일 오전 10시30분부터 7시간가량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테스트 공간인 체임버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번 감식에서는 환기구 문제와 시설 전반, 안전 메뉴얼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당시 사고가 발생한 체임버(성능 테스트 실험실)와 온도, 습도 등 환경을 똑같이 재연하는 실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실험 차량에서 발생한 배기가스 속 일산화탄소가 밀폐된 실험실 안에 쌓여 연구원들의 질식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부검 등이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어렵다”며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에 대해서는 “환기구 문제 등 시설 전반을 확인했다.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취합하면 사인 등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확한 사인이 나오기까지는 2주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테스트 체임버에서 차량 품질 테스트 중인 현대차 연구원 2명과 협력업체 연구원 1명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차량 운행 조건에 따라 엔진룸 안에 있는 전선 커넥터가 열화·손상되는지를 시험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현장에 출동해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운영한 뒤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동일한 사업장에서 3명 이상 사망하거나, 5인 이상 사상한 경우 산업안전보건본부에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 관할지청에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설치하게 된다.
또 고용부는 하나의 사업장에서 동시 2명 이상 사망 또는 최근 1년간 3회 이상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는 특별 감독도 착수한다.
현대차 노조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는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사고는 노동환경 안전 조치와 절차에 대한 심각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노동 환경의 개선과 책임 소재 규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역시 이날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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