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따른 환경 훼손 문제를 지적해 온 정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면서 두 번째 개발제한구역 해제 대상으로 울산체육공원이 확정됐다. 시는 3·4·5호 개발제한구역 해제까지 연달아 도전하며 도시의 균형 발전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20일 열린 울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옥동·무거동, 울주군 청량읍 일원에 위치한 울산체육공원 부지 93만㎡를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해제는 민선8기 1호 공약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울산체육공원의 부족했던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시설 다변화로 활용도를 높이고자 추진됐다.
울산체육공원은 2002년 월드컵을 위해 조성된 이후 화장실과 주차장 등 시설 확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개발제한구역 규제로 인해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필수였다. 공원 내 환경평가 1등급 저수지와 1·2등급인 수목 등이 있어 해제에 어려움이 컸다.
시는 산림 훼손과 수질오염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간 국토부와 환경부를 대상으로 설득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따른 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대체용지 확보 등을 시에 요구했다. 이에 시는 저수지 1등급 평가를 유지하는 등 기존 환경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정부에 약속했다.
울산체육공원 일대의 개발제한구역은 오는 28일 해제 고시될 예정이다.
시는 해제 이후 다양한 체육시설 확충과 국제 스포츠 대회 유치를 통해 지역 스포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이다.
문수야구장의 관람석을 기존 1만2000여석에서 총 1만7000여석 규모로 확장하고, 100실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신축해 300여명의 선수단이 체류 가능한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프로야구·KBO 교육리그 등 다양한 규모의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야구도시 울산의 위상을 높여 나간다.
국내 최초의 도심형 카누슬라럼센터도 건립한다. 국제대회 규격을 충족하는 이 시설은 국제대회 유치와 전문 선수 육성을 위한 훈련 시설을 갖춰 수상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고, 스포츠 도시 울산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비시즌에는 시민들을 위한 래프팅, 카누 체험, 물놀이, 빙상장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옥동저수지 인근에는 편의점, 휴게음식점, 북카페 등을 갖춘 3층 규모의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3층 전망대에서는 옥동저수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체육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치유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규모 체육행사 개최 시 발생하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테니스장과 축구장 주차장에는 주차 전용 건축물을 조성해 총 1000여면의 주차 공간을 추가 확보한다. 문수테니스장 일원에는 8면 규모의 실내 테니스장을 신설해 기후 변화에 관계 없이 시민들이 언제나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울산체육공원이 체육·레저 중심지로 거듭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유스호스텔과 카누슬라럼센터 등 다양한 시설을 통해 울산을 국제 스포츠 중심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두 번째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마무리한 시는 남목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3호 해제지로 추진 중인 동구 서부동 일대를 비롯해 4·5호 해제까지 잇달아 도전한다. 현재 환경부와 동구 서부동 일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두고 막바지 협의 단계를 밟고 있다.
시는 동시에 지난 2월 울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로 마련된 ‘지역전략사업 선정’에도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저성장과 인구 감소 위기 속에서 지방 정부가 생존하려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며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도시의 균형 발전을 완성하고, 대규모 기업 투자가 계속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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