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2년 창단한 울산고려아연은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다. 창단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2년 차인 지난해 정규리그 1위였던 원익을 꺾고 정상에 올랐던 울산고려아연은 우승 멤버들을 모두 보호하며 2연속 우승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박성웅 울산고려아연 단장은 “우수한 선수들을 확보하는 것이 팀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쟁이 심한 바둑계에서 창단 초기 뛰어난 감독과 선수의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걱정이 많았다”며 “다행이 울산 출신의 박승화 감독을 중심으로 신민준 9단 등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해 첫해부터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신생팀임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이유를 박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 덕분이라고 꼽았다. 박 단장은 “박 감독이 지난 시즌 우승 소감에서 ‘기세를 타면 못 말린다’고 표현할 만큼 선수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며 “짧은 기간 동안 팀을 정상급으로 끌어올린 박 감독의 지도력에, 선수들의 노력이 더해져 창단 2년 만에 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박 단장은 “지난 시즌의 성과를 바탕으로 팀의 연속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동일한 선수 구성을 통해 팀의 체계와 전략을 유지하고자 한다”며 “올 시즌에도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단장으로서 아낌없이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바둑팀을 이끄는 수장임에도 박 단장의 기력은 ‘18급’ 수준이다. 입문자나 다름없는 실력이지만, 그는 바둑팀 지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웃었다. 그는 “예산을 다루는 부서에 근무하다 보니 원활한 지원이 가능할 것 같다는 회사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단장을 맡게 됐다”며 “제 기력과는 별개로 본업에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단장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선수들의 만족감도 높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울산고려아연은 한국 바둑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음에도 최근 몇 년간 프로기사 지망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기전 또한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프로팀 창단에 나섰다. 박 단장은 “울산고려아연은 바둑팀을 통해 젊은 선수를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 국내 바둑문화를 보전하고 부흥시키는 일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울산의 향토기업으로서 울산에 연고를 둔 바둑팀을 창단하고 좋은 성과를 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울산고려아연은 모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으로 우려 섞인 시선을 많이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단장은 “의도치 않게 경영권 분쟁으로 지역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더라도 사회적 책임의 실천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바둑팀의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단장은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해 “고려아연은 지속적으로 젊은 바둑 인재들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바둑문화를 보전·부흥시키고, 특히 울산의 바둑영재를 길러 지역 바둑계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고려아연은 지역 바둑 문화의 저변 확대를 통해 바둑이 울산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단순히 팀의 성과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바둑의 미래를 밝히는 데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국내 바둑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울산고려아연이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바둑팀이 될 수 있도록 울산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이기도 한 박성웅 단장은 “기업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실천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춘봉 사회문화부장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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