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반려견 순찰대’가 울산에서도 정식 출범했다.
사단법인 유기견 없는 도시가 주관하는 전국 단위 반려견 순찰대 프로그램은 지난 2022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반려견 순찰대 시범 운영 후 효과를 확인했고, 이후 부산, 제주, 광주 등으로 확대됐다.
울산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 9~11월 약 두 달가량 순찰대원 모집 신청을 받았다.
총 67팀이 신청했지만 모두가 순찰대원 자격을 얻을 순 없다. 반려견 순찰대는 신청, 심사, 교육 과정을 거친 뒤에야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지난 17일 남구 야음동 한 애견호텔에서 견주와 반려견, 전문 훈련사가 모인 가운데 엄격한 순찰대원 선발 심사가 진행됐다. 심사 항목은 △대인반응 △대견반응 △리드워킹(줄 당김 없이 반려견 산책이 가능한지) △기다려·이리와 심사 △견주의 동물보호법 및 반려견 안전조치 상식 확인 등이다.
치열한 심사를 거쳐 합격한 반려견 순찰대원은 총 36팀. 견종은 말티즈, 치와와, 포메라니안부터 진돗개, 보더콜리, 삽살개까지 다양하다.
우수한 반려견 순찰대원이 모인 가운데 펼쳐진 지난 24일 울산 첫 발대식에서 반려견들은 짖거나 자리 이탈 없이, 보호자의 지시에 따라 차분히 앉아 발대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참석자들 사이 “배운 개들은 다르다”는 감탄과 함께, 임명장과 안전한 순찰을 위한 보호자와 반려견의 활동복, 순찰 배지, 가이드북 전달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발대식 날 ‘서현정 막내아들 포도의 순찰대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축하 현수막이 걸린 포도(2)의 견주 서현정(38·여)씨는 “앞서 서울 반려견 순찰대 ‘호두’ 사례를 보고 울산에도 반려견 순찰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우연히 모집 소식을 접해 신청했는데, 포도가 5개월 때 울산 애니원파크에서 기본 예절교육을 배웠던 것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출범 이틀 차지만 벌써 36팀의 반려견 순찰대원들은 울산 5개 구·군 곳곳에서 방범 치안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씨는 “반려견 산책을 하면 동네 구석구석 천천히 돌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보이는 가로등 미점등, 볼라드 파손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있다”며 “특히 이전에는 ‘누군가 신고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나쳤던 위험 요소들을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해결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유기견 없는 도시 관계자는 “반려견 산책과 방범순찰을 연계하면서 적극적인 주민 참여를 유발하고, 방범뿐만 아니라 펫티켓을 홍보하고 선도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며 “향후 울산도 지자체나 경찰의 적극적인 협조로 반려견 순찰대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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