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남구 시외버스터미널 일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오자마자 초록색 불투명 시트지로 덮인 승강장 뒤로 배달 오토바이들이 무단으로 주차돼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몇몇 오토바이는 켜켜이 쌓인 먼지와 녹슬거나 탈거된 부품 상태를 볼 때 방치되거나 버려진 지 오래 돼 보인다.
방치된 오토바이 인근으로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쌓인 모습도 목격된다. 쓰레기통은 터미널 입구 끝 공중전화 부스 옆에 설치돼 있지만, 잘 보이지 않고 사용하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 게다가 승강장 칸막이가 시야를 가리는 등 전체적으로 어둡고 칙칙한 모습이다.
최모(38·대구)씨는 “일 때문에 울산을 자주 방문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을 나올 때마다 너무 낙후돼 보인다. 심지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축 처지는 기분이 든다”며 “터미널을 인근 대도시처럼 복합쇼핑몰로 이전하거나, KTX 역사처럼 승강장 일대를 산뜻하게 이용자 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밀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승강장을 주로 이용하는 택시기사들 역시 울산의 대표 출입구 중 하나인 시외버스터미널 일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택시기사 김모(60대)씨는 “어느새부터인가 배달 오토바이들이 택시 승강장 주위를 점령하며 쓰레기를 수시로 버리고 있다. 기사들이 나서서 치우기도 하지만, 승강장과 더불어 터미널 주위가 더러워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며 “전체적으로 어둡고 칙칙한 모습에 승강장 가림막 때문에 시야까지 막혀 답답한 이미지다. KTX 역이 생기고 이용자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한다. 울산의 첫 이미지가 여기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6차선을 차지한 택시 대기 줄로 인해 택시 이용자가 5차선에서 하차하다 뒤차에 부딪힐 뻔 하는 등 안전 문제도 지적되는 실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5월께 울산 전역의 승강장 80곳을 전수조사했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확보해 승강장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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