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4일 울산지역에서는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을 극도의 혼란에 빠트린 만큼 퇴진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부터, 멀리 떨어진 가족들에 대한 염려까지 다양한 의견도 나온다.
“군사력 동원 민주주의 위협”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부정하는 반헌법적 행위”라며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군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업무와 학사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교육과정 운영에 한 치의 차질도 없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 납득할 수습책 제시를”
김종훈 동구청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에 의해 갑작스레 선포된 비상계엄으로 인해 온 국민은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극도의 혼란과 공포에 빠져야만 했다. 피로써 지켜온 민주주의가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며 “국회에서 여야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해 사태를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비상시국에도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김 동구청장은 “혼란을 빨리 수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이자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께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습책을 제시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담자 전원 처벌 촉구”
울산지방변호사회(회장 설창환)도 대통령 퇴진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울산지방변호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비상계엄령 조치에 가담한 자에 대한 전원 처벌을 촉구하고 위헌적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민의 기본권 수호와 사회 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을 지키고, 시민들의 기본적 자유권이 침해될 경우에 변호인으로서 조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與 의원도 동조 책임 물을것”
울산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시의회에서 회견을 열고 “국회에서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되는 동안 무장군인들이 국회에 난입하는 등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헌정이 파괴됐다”며 “국민은 헌정 유린과 내란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당 의원 다수도 국회가 아닌 자당 당사에 모여 반민주·반헌법적 유린의 시간에 동조했기에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앞으로 닥칠 경제적·사회적·국제적 여파가 가늠하기 어렵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물어 윤석열을 쫓아내자”고 주장했다.
울산지역 시민들은 한밤중에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가 해제로 마무리된 데 대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산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임진희(31·남구 삼산동)씨는 “아침 일찍부터 대학 강의를 들으러 가야해서 일찌감치 자리에 누웠는데 비상계엄 방송이 나오더라”며 “너무 놀라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신협(32·남구 신정동)씨는 “비상 계엄령이 선포될 때 직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었다”며 “동료들과 쉬는 시간에 뉴스를 보며 2024년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황당해 했다.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
이현정(32·남구 무거동)씨는 “비상계엄 선포를 생중계로 보고 있으니 친척 어른들에게 말로만 듣던 1980년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며 “친구들과 단체대화방에서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출근 걱정도 함께 했다.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났다”고 분노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지인들과 저녁자리를 갖던 김소현(26·여)씨는 “오후 10시40분에 아버지에게 전화가 걸려와 ‘딸 비상계엄 선포됐다. 혹시 모르니깐 빨리 집에 와달라’는 얘기를 듣고 알았다”며 “따로 비상계엄 관련 문자나 경보가 온 것도 아니여서 뉴스를 보고 다들 얼어붙었고, 급하게 다들 일어나 택시를 잡으면서 헤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일하는 자녀를 둔 신은정(54·여)씨는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서울에서 일하는 딸 생각밖에 안 났다”며 “실시간으로 국회에 진입하는 군인들을 보면서 너무 불안해서 딸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혼자 서울에 있는데 혹시나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가슴 졸였고, 집에만 조심히 있으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국가 혼란에 소상공인 피해”
울산 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미경씨(46)는 “계엄 선포라는 뉴스 보도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이게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었다”면서 “사람들이 외출을 꺼려 매출이 더 떨어질까봐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이떤 이유든 국가가 혼란스러울 때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문화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