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2024 울산교통포럼에서는 ‘공업탑의 상징성과 로터리 교통체계 개선’을 주제로 전문가와 시민들이 의견을 나눴다.
이번 논의는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로 인해 로터리의 평면교차로 전환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57년 역사를 가진 공업탑의 이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포럼에서는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로터리를 평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평면화로 인해 철거가 불가피한 공업탑을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역사적 상징성을 체감할 수 있는 장소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주제 발표에 나선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은 공업탑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더 많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소장은 비문을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업탑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만지는 현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전 장소로는 울산대공원, 울산박물관, 태화강역 광장 등이 언급됐다.
이처럼 공업탑 이전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다만 그 방법과 절차, 이전 장소에 대해서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미정 울산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 상징물은 원래 그 장소에,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다. 그렇지만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평면교차로로의 전환이 맞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무엇보다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공감대를 얻은 상황에서 진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업탑이 위치한 장소에 의미를 두는 의견도 나왔다.
배창현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공동체의 기억을 보전하는 것은 중요하고, 장소가 가진 상징성도 있다”며 “평면교차로로 바뀌더라도 공업탑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업탑을 원형 보존하면서 고스란히 옮기는 작업이 가능한지 검토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공업탑은 높이 23.5m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 5개 위에 지구본이 놓여 있는 형상인데 이를 분리 작업 없이 이동이 가능한지, 재조립 과정과 예산 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현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공업탑 이전이 꼭 필요하다면 효율성과 비용 대비 효과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며 버스 교통 수송 분담률을 높이는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공업탑의 상징적 가치와 교통체계 효율성을 모두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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