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울산 북구 강동수산물위판장. 굳게 닫힌 철문으로 막힌 위판장 입구에는 이전에 사용했었던 흔적이 남은 나무박스와 시설물이 쌓여있다. 건물 뒤쪽으로는 오랜시간 사용하지 않은 듯 보이는 컨테이너 박스와 ‘가자미’ 등의 글자가 쓰인 냉장시설이 줄지어 놓여있다.
울산수협 강동수산물위판장은 울산 북구 정자항 인근 어민들의 간편한 수산물 위판 처리와 소득 증대를 위해 지난 2010년 준공됐다. 개설 당시 강동수산물위판장은 인근에 위치한 정자활어직판장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
그러나 지역 내 어가수·어획량 감소와 의무상장제 폐지에 따른 수산물 직거래 증가로 위판량이 감소하며 6~7년 가량 운영이 중단됐다.
정자항 인근에서 만난 어업인 강모씨는 “인근에 활어직판장과 횟집이 줄지어 있어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곳”이라고 회상했지만 “지금은 위판량 감소로 강동수산물위판장이 언제 문을 닫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다”고 말했다.
울산수협 관계자는 강동수산물위판장 운영 중단 이유로 직거래 증가로 인한 위판량 감소를 꼽았다. 또 지역 내 어가수가 감소하고 고수온 등으로 어획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업통계에 따르면, 어업인들이 소비자에 직접 수산물을 판매하는 비율이 2017년 27.4%에서 30.2%까지 오른 것에 비해 수협(위판장)을 통해 수산물을 판매하는 비율은 2017년 각각 27.8%에서 2022년 19.5%까지 감소했다.
게다가 강동수산물위판장에서 취급하던 위판물량이 울산공판장과 방어진위판장으로 옮겨가며 애초 설립 목적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활성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수협 관계자는 “강동수산물위판장 설립 이후 애초 기대와는 달리 어업인과 활어차의 상호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위판실적이 저조했다. 이에 그동안 강동수산물위판장 활성화 TF팀을 구성해 활로를 모색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며 “위판장을 다시 운영할 수 있도록 내년에 TF팀을 재구성해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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