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울산 부동산 시장은 긴 침체기를 딛고 반등을 위한 기지개를 켜는 한 해였다. 아파트 시장은 연초 거래량이 크게 늘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지속된 고금리와 정부 대출규제 강화로 거래량 증가세가 완만해졌고, 매매가도 보합세에 머물렀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분양 시장도 얼어붙었고, 법인 매도와 법원 경매 물건도 크게 증가했다.
◇아파트 매매가 연중 보합세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2월 둘째주까지 누적 0.28% 하락했다.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약보합세가 지속됐다. 매매가격 변동률은 비수도권(-1.72%) 평균보다 낮았고, 5대 광역시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올해 1~10월 울산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만8396가구로 지난해(1만6975가구)보다 8.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초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대출 확대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반짝 늘었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매매 심리는 빠르게 식었다. 특히 정부가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고삐죄기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활황기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했다.
반면 울산의 전세시장은 연중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다. 12월 둘째주까지 울산의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1.70% 상승해 비수도권에서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분양시장도 단지별 희비
울산은 아파트 매매시장이 좀처럼 훈풍이 불지 않으면서 분양시장도 침체를 겪었고, 단지별로 청약 성적표가 엇갈렸다.
올해 울산에서 청약이 진행된 단지는 조합원 취소분 재청약을 진행한 2곳을 제외하면 총 13곳이었데, 이 중 3개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단지는 모두 청약이 미달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구·군을 가리지 않고, 입지가 뛰어나고 가구수가 많은 대단위 단지는 청약이 흥행한 반면, 나머지 단지들은 분양자를 맞이하는 데 애를 먹었다.
원자잿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장이 침체하면서 울산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지난 11월 기준 ㎡당 592만4000원으로 한해 전보다 23만40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울산의 민간아파트 분양가 오름폭은 전국 평균(58만9000원)보다 낮았고, 5대 광역시·세종특별시 평균(83만7000원)보다는 격차가 더 컸다.
또 입주물량도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울산의 악성 미분양도 늘었다. 지난 10월 기준 울산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074가구로 지난해 말(187가구)보다 크게 늘었다.
◇법인 매도·법원 경매물건 증가
금리 부담에 따른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울산에서는 올 한해 법인의 아파트 매도가 줄을 이었다. 올해 1~10월 울산의 법인 아파트 매도건수는 5280건으로 지난해(2920건)보다 80.8% 나 늘었다.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울산의 부동산 법원 경매 물건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11월 울산의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2415건으로 지난해(2100건) 대비 15% 늘었다.
주거시설로 대표되는 집합건물이 11.6% 늘었고, 토지는 13.2% 증가했다. 경기 침체 등 여파로 상가 등 건물 경매는 30% 넘게 상승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