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의 시내버스 노선개편…현장 곳곳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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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의 시내버스 노선개편…현장 곳곳 혼란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4.12.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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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9시께 찾은 공업탑 버스정류장. 고령의 노인 등 시민들이 버스 노선 안내도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광역시 승격 이후 27년 만에 전면 개편된 울산 시내버스 노선이 지난 21일부터 첫 시행됐다. 사전 안내에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혼선이 빚어진 가운데 울산시는 안내 공무원을 집중 투입해 안정화에 나섰다.

노선 전면 개편에 들어간 울산 시내버스 928대는 지난 21일 오전 4시40분 첫 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찾은 울주군 범서읍 한라아파트 정류장에서는 현장 안내 공무원들에게 노선을 묻는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시는 노선 개편 혼란을 줄이기 위해 첫날인 21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주요 정류소 50곳에 2명씩 총 100명의 현장 안내 공무원을 투입했다.

신정동에 가려면 몇번을 타야하는지 묻자 현장 안내 공무원이 시내버스 책자와 휴대폰을 활용해 523번을 타면 된다고 답했고, 곧바로 다음 질문이 줄을 이었다.

버스노선 전면 개편에 가장 혼란을 크게 겪은 대상은 노년층. 오전 9시 환승 요충지인 공업탑으로 이동하자 불편은 더욱 가중된 모습이었다.

고령의 노인들은 개편된 노선을 곧바로 인지하지 못해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기사에게 행선지를 물어보거나, 서로 노선을 물어보는 경우가 잇따랐다.

신옥선(63·여)씨는 “기존에 타고 다니던 버스가 사라지고 번호까지 전부 다 바뀌어버리니 도저히 알 길이 없다”며 “석남사 가는 버스가 한대는 오겠지 싶어서 한시간 반 일찍 나와서 무작정 기다렸는데, 여기 정류장에서는 이제 석남사 가는 버스가 안 선다고 해서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몇몇 노선은 홍보가 덜 된 탓에 텅텅 빈 채 운행되는 반면 452번, 713번 등 일부 노선에는 시민들이 몰려 만차가 돼 승객을 더 태우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울산버스정보앱과 버스정보단말기(BIT)의 도착 시간이 다르거나, 명촌차고지를 종점으로 두는 버스가 150대가량으로 바뀌면서 인근 효문고가도로부터 차량 정체가 극심하게 발생했다.

울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 대중교통 불편신고 홈페이지로 버스 노선 개편 시행 주말 이틀 만에 접수된 민원은 70개를 웃돈다. 중·남구 내 이동만 편해지고 동·북구·울주군에서 시내로 향하는 버스는 대폭 줄어들고, 배차시간도 늘어나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내용이 다수다.

다만 우려됐던 울산시버스정보앱의 데이터 업데이트는 빠른 시간 내에 완료되며 앱 이용에 큰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배차간격이 12~15분인 순환노선이 시민들 사이 일부 호응을 얻으며 북구, 울주군까지 정류장을 늘려달라는 요청도 시로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울산 시내버스 운행은 평일 대비 80%가량만 운행되고, 이용객도 76% 가량 적다. 이에 시는 첫 평일인 월요일 출근시간에 다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지난 21일 투입했던 현장안내공무원 100명을 다시 동원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개편이 첫 시행된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를 집중대응기간, 이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를 집중안정화기간으로 정하고 조기 안착에 노력하고 있다”며 “약 3개월간 운영 후 데이터를 분석해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노선을 미세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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