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올해 울산공업축제 기간에 맞춰 일본이나 중국 등 자매도시와의 부정기 국제선 운항을 예고했는데, 험로가 예상된다.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울산공항 국제선 운항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항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늘길 확장 프로젝트를 밀어불였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는 국제선 취항에 앞서 안전시설물 보강 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울산공항에는 진에어가 하루 4편, 대한항공이 하루 6편의 국내선 항공기를 운항 중이다.
여기에 올해는 ‘임시’로 국제선 항공기까지 취항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10월에 열리는 울산공업축제 기간에 맞춰 일본이나 중국의 자매도시 중 한 곳과 부정기 국제선 4편을 운항하고,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때까지 운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국제선 운항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성과 인프라 개선이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항공사·여행사와 협력해 탑승객을 모집하고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통해 안전성과 시설 기준을 충족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조류 충돌은 국제선 운항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울산공항은 최근 5년간 12건의 조류 충돌 사고가 발생하며, 전국 공항 중 4번째로 높은 사고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울산에는 떼까마귀와 같은 조류가 자주 출몰해 항공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엔진 고장, 비상 착륙 등 심각한 항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이에 따라 조류 출몰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조류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장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울산공항에는 조류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열화상 조류 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열화상 조류 탐지기는 낮과 밤, 안개, 비 등 악천후에도 조류를 감지하고, 공항 주변 환경 데이터를 축적해 조류 행동을 분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조류 충돌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평가받는 만큼,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기에다 울산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000m로, 180석 이하의 중소형 항공기만 이착륙이 가능하다. 현재 울산공항을 오가는 진에어 항공기는 이번에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와 동일 기종이다.
다행히 무안공항 사고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활주로 주변 콘크리트 구조물은 울산공항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사고 이후 국제선 취항을 위한 시설 조성 등에 관한 국가예산 확보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울산공항 내 급유시설 조성 계획이 대표적이다.
국제공항에 급유시설은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운영 효율성과 항공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대부분 설치돼 있다. 급유시설 설치는 항공기 정비 및 운항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국제선 항공편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산시는 국비 확보가 어려울 경우 지역 정유사의 급유 차량을 임차하는 임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 이후 국제선 취항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는 안전성과 인프라 보강을 위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국제선 운항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기 노선이 아닌 임시 노선이지만, 국제선 취항에 문제가 없도록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번 취항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