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이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과 관련, 업종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엿새 간의 휴일이 생긴데다 직장인들은 31일에 연차 등 휴가로 쉴 경우 최장 9일의 연휴를 누리게 된다.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소비지출액 2조원 초과 분석에 지역 휴게소와 마트 등은 반기는 듯한 분위기다.
울산의 한 휴게소 관계자는 “명절 기간에는 보통 휴게소 매출이 2~3배가량 증가한다”며 “이에 더해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기간 중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대형마트도 공휴일에는 일반적으로 평일 대비 50% 이상 매출이 오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길어진 연휴에 해외여행이 늘고, 제조업 등에서는 조업일수가 감소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울산시청 인근의 한 백반집 업주 A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데 연휴가 길어지니 1월 한 달을 그냥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매출이 안 나올 걸 알면서도 월요일이 있어 설 연휴 중에도 문을 열 계획이었는데, 이번 설에는 그냥 함께 문을 닫을까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지역 주유소도 긴 연휴에 오히려 외부로의 소비 이탈이 가속화돼 방문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울산 주유소협회 김상태 회장은 “연휴가 길어질수록 해외나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시민들이 늘어나 오히려 지역 주유소는 방문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외곽지역보단 도심에 있는 주유소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목적의 투숙객이 많은 울산 지역 호텔 업계도 임시공휴일 지정이 달갑지만은 않다.
지역의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부산이나 다른 지역의 경우엔 관광객 비율이 높아 크게 영향을 받겠지만 울산 지역은 장기 투숙객이 대부분이라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납품 기일을 맞춰야 하는 중소기업들도 임시공휴일 지정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공장 운영을 멈출 수 없는 업체들은 휴일 근무에 따른 추가 인건비 지급이 부담이다.
이에 한 기업체 관계자는 “근로자들에게 많은 임금, 워라밸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반대로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다”며 “신중한 정책 결정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