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철 울산시 대변인은 지난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향토기업 고려아연이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면서 “이는 기업도시 울산의 자부심을 높이는 결과”라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회사이자, 울산의 미래 먹거리인 수소와 이차전지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울산 기업”이라면서 “지난 4개월간 외국 자본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로 경영권 분쟁을 겪었지만, 이번 주총으로 텃밭인 울산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경영권 사태가 발생하자 지역 사회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고려아연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울산기업 지키기에 앞장섰다”면서 “울산시도 시민의 뜻을 받들어서 ‘울산기업은 울산 사람들이 지킨다’는 굳은 각오로 계속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임 대변인은 “모두 울산시민 여러분 덕분이다. 시민이 지켜낸 향토기업이 앞으로도 울산에서 국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것과 관련, 영풍·MBK연합에 ‘대타협’을 제안하는 등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법정다툼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총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고려아연과 영풍·MBK연합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손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를 활용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고, 영풍측 의결권 25%를 무력화했다.
하지만 영풍·MBK연합이 이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과 배임 등을 들어 임시주총 무효를 주장하고, 최 회장 측에 형사고발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에 고려아연은 임시 주총 이튿날인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측에 이사회 참여를 제안했다.
박기덕 대표이사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MBK에 전향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이사 중 일부를 MBK 측이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해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BK와 현 경영진이 고려아연의 발전을 토대로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다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며 “MBK가 원한다면 경영 참여의 길도 열어놓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풍·MBK측의 공정거래법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박 대표이사는 “법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향후 고발하겠다면 그 부분은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SMC의 법적 지위와 관련해 ‘주식회사’라고 강조하며, “공정거래법상 외국 회사와 상법상 외국 회사에 대한 적용 여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제안에 대해 MBK 측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불법적인 임시주주총회와 탈법적인 순환출자를 먼저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현주·서정혜기자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