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도체특별법’ 도입 전향적 검토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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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반도체특별법’ 도입 전향적 검토 시사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5.02.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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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자당이 주최로 개최한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노동계가 반대하는 반도체 특별법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면서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게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이 노사 서면합의로 주52시간 상한제를 초과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대표는 “특정 시기에 업무를 집중하는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 총 노동시간은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대전제”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주52시간 예외는 한다면 한시적으로 해야 한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몇 년간 하고 필요하면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반도체 산업에 주52시간 예외 원칙을 허용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에는 “노동법 전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토론회에서는 재계가 요구해 온 주52시간제 예외를 두고 재계와 노동계가 갑론을박을 펼쳤다.

기업인들은 반도체 분야 노동시간 유연화에 찬성했지만, 노동계는 산업재해 증가 우려 등을 들어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밝혔다.

김재범 SK하이닉스 R&D 담당은 “고객이 요구한 메모리를 공급하고 평가 시 문제가 발견되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연구원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이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52시간제 예외를 반도체 특별법에 담는 것은 노동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직접 쟁점을 정리하는 등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찬성 측을 향해 “총 노동시간을 늘리자는 것인가. 아니면 노동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시기에 압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찬성 측에서도 “총근로시간을 늘리는 것은 근로기준법 대원칙을 깨는 것”이라는 김태정 삼성글로벌리서치 상무와 “총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안 전무의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자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로 토론회에 참석한 김원이 의원은 “총 노동시간 문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며 근로기준법 대전제를 깰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총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반도체 특별법상 주52시간제 예외는 여전히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당은 이날 토론 내용 등을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친 뒤 해당 사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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