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미일 ‘AI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타게이트 사업의 주축인 미국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은 4일 한국을 나란히 방문해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만났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오픈AI와 3자 회의를 마치고 “좋은 논의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3자 회동’에는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Arm 역시 스타게이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은 회동의 주된 주제가 “우리의 업데이트와 모바일 전략, AI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삼성도 참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더 논의할 것이고, 좋은 논의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SK그룹도 스타게이트 멤버 중 하나가 될 예정인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손 회장은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해 “한국은 훌륭한 엔지니어와 훌륭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며 “AI는 현재 모든 국가에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과 함께 지난달 21일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만들고 향후 4년간 5000억달러(약 73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시설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다음 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발표에 나서면서 미국이 AI 부문에서 슈퍼파워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와 인프라를 구축, 갈수록 치열해지는 AI 산업에서 미국의 우위를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손 회장이 스타게이트 회장을 맡아 자금 부문을 책임지고, 오픈AI는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오픈AI와 오라클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Arm 등 주요 기업들이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합류해 오픈AI에 반도체를 공급하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타게이트 참여 기업들은 1000억달러(약 146조원)를 곧바로 투자하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4000억달러(약 584조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천문학적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관건이다.
전상헌기자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