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희망을 만들고,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려면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날 대표연설 키워드 사실상 ‘성장’으로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는 물론 경제까지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나눠야 한다. 이런 공정 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며, 민생을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라며 정부에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관심을 모은 반도체산업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담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그러나 “AI(인공지능)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착취는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생존조차 어렵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최근의 정국 상황에 대해선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까지 헌법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폭력이 난무한다. 민주당은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의 이날 대표연설에서는 이 대표의 노동시간 관련 언급이 나오자, 이를 듣던 여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항의에 나서면서 양측이 즉석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 도중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총 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반도체 특별법에 ‘주52시간 근로 제한 예외 조항’을 넣자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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