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울산의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12.1%로 전분기(92.6%)보다 80.5%p나 하락했다.
초기 분양률은 30가구 이상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중 분양을 시작한 지 3~6개월 된 사업장의 계약률을 집계한 수치다.
울산은 17개 시·도 가운데서도 경남(2.9%)에 이은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초기 분양률은 80.2% 기록한 가운데 서울(92.3%)·인천(59.0%), 경기(90.0%) 등 수도권이 83.9%를 나타냈다.
부산(86.6%)·대전(93.0%) 등 5대광역시와 세종(91.6%)이 82.1%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기타 지방은 67.1%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지역별로는 울산을 비롯해 경북(16.1%), 강원(54.2%), 경남 등 지방 일부 지역 분양시장 한파가 몰아치면서 분양률이 저조했다.
특히 울산은 지난해 14개 단지 5564가구가 분양됐지만, 남구 ‘라엘에스’와 중구 ‘더샵 시에르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단지가 미달했다.
지난해 분양을 진행한 일부 단지는 해가 바뀌고도 ‘선착순 동호수 지정’ 등을 내걸며 계약자 모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울산의 초기분양률은 1분기 72.3%서 2분기 25.4%, 3분기 92.6%, 4분기 25.4%로 통계가 널뛰기했다.
또 초기분양률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울산의 미분양주택(4131가구)은 한 해 전(2941가구)보다 40% 넘게 늘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도 2023년 12월 187가구에서 2024년 12월 1021가구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아파트 분양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수요자들이 입지 등 수익성을 따져 수도권과 일부 지역만 분양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울산의 ㎡당 아파트 분양가격은 2023년 12월 485만6000원에서 2024년 12월 531만5000원으로 1년 새 10% 가까이 올랐다. 전국적으로도 2023년 12월 ㎡당 526만1000원에서 2024년 12월 571만6000원으로 8.6%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원자잿값 급등으로 분양 가격이 오르면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수도권은 이를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한 데다 경기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