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저지 국회 찬성 표결에 이어 12·14 탄핵 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후 연이은 언론 인터뷰 등으로 자신의 소신을 전방위로 펼쳐왔다. 이런 와중에 당론과 배치되는 언행으로 권성동 원내지도부로부터 “(제발) 탈당해 달라”라는 권유를 받은 데 이어 지역 여권 일각으로부터 울산시당위원장 자리까지 압박받아 스스로 물러났다. 그런 김 의원이 윤 대통령과 국회 측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변론일(25일)을 하루 앞둔 24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또 다시 뉴스의 중심부에 서게 됐다.
광주 현지 관계자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역사적 아픔의 현장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주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계엄 찬성 집회가 열려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당일부터 광주항쟁과 같이 시민들이 피를 흘리는 일은 절대 없게 하고 5·18 영령들께 송구하다는 인사를 꼭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의원이 광주를 찾은 결정적인 배경은 또 다른 정치적 소신과 관련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5일 광주에서의 계엄 찬성 집회에 대한 ‘반감’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이날 “지난 15일 광주에서의 계엄 찬성 집회를 보고 선을 넘는 일이라고 판단해 더 서둘렀다”면서 “광주는 불법 비상계엄과 독재에 맞서 시민들께서 피 흘리며 항쟁하고 학살이 은폐됐던 곳인데 그런 곳에서 계엄군이 십자군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는 것은 잔인한 일로 민주주의 본질에 대한 모욕이자 훼손”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 “보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주주의·법치·헌정질서 수호 가치를 기준으로 볼 때 더 분개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집회 시위의 자유를 막지는 못하겠지만 행위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보수 정당에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훼손하는 언행이 나오는 것이 진정한 해당 행위다. 보수의 가치가 절대 민주주의를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소중히 여기는 것임을 꼭 말씀드리며 제힘을 다해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매우 ‘호의적인’ 발언도 내놨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중도 보수’ 발언에 대해서는 “보수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선언하고 보수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비판할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실행을 해 갈 것인가라는 문제”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연일 우클릭에 집중하는 ‘이재명 때리기’ 기조와는 엇박자를 보이는 셈이다.
여권 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최근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인 ‘시작2’에서 다른 친한계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대화방을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친한계에서 조차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울산의 초선 김 의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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