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철강 업계 등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시행된다고 밝히면서 관세 현실화가 재확인됐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과 협의를 지속하며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일괄 적용되며, 기존 한국의 ‘263만t 무관세’ 수출 쿼터도 폐지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철강 업계는 대미 수출 감소를 우려하면서도 경쟁국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철강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수출 주요 품목은 강관(109만t), 열연강판(50만t), 중후판(19만t), 컬러강판(15만t) 순으로 나타났다. 세아제강과 휴스틸이 강관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열연강판·중후판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US스틸 등 현지 철강업체가 한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미국의 수입업체가 관세 부담을 한국 업체에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관세가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한국산 철강이 일부 품목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캐나다·멕시코는 기존에 무관세 혜택을 받았으나, 이번 조치로 이들 국가도 관세 대상이 되면서 한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모든 수입 철강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한국이 쿼터 제한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US스틸이 생산하지 않는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등 경쟁국의 시장 진출, 미국 내 철강 가격 변동, 한미 통상 당국 간 협상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한국 철강업체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오상민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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