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22일 오후 찾은 울산대학교 앞 상가 일원. 개강 후 한창 북적여야 할 대학가도 저녁 시간엔 한산했고, 유동인구가 적은 만큼 인근 주점들은 시름은 깊어졌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강의 시스템으로 함께 어울리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학생들의 술자리가 줄어든 탓이다.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전에는 학과·동아리 모임으로 손님이 가득했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 내 선후배 관계가 느슨해지고 행사가 줄어들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인근 대형 술집도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하는 곳이 많아졌고, 예전과 달리 학생들도 새벽 늦게까지 술을 먹지 않아 영업시간이 줄어든 곳도 많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는 회식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고, 더욱이 ‘회식·저녁자리는 1개 주종으로, 1차에는 끝내고, 오후 9시에는 집에 가자’는 이른바 ‘119 회식문화’가 자리잡기도 했다.
이순득 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지회장은 “예전에는 점심·저녁 시간대 손님 비율이 3대7 정도였는데 요즘은 반대다. 고물가, 불황 등으로 코로나 시기 침체됐던 회식문화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외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외식하는 날’ 등의 적극적인 시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울산 주점업 사업체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347개에서 2023년 3022개로 9.71% 감소했다. 간이·호프주점 신규사업자는 같은 기간 112명에서 72명으로 35.71% 급감했다.
반면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비알코올 음료점업 사업체 수는 2019년 2031개에서 2023년 2539개로 25.01% 증가했다. 커피음료점 신규사업자는 동기간 473명에서 499명으로 5.5% 늘었다.
커피 소비가 대중적으로 일상화된 데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회식을 자제하고, 소규모로 커피를 마시고 헤어지는 요즘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회식문화가 줄어들면서 대부분 술집이었던 거리에도 카페가 들어서는 추세”라며 “인건비 부담에 무인카페·사진관 등 무인점포가 많이 생기고 있으며, 낮에는 음료나 간식 등을 팔고 저녁엔 주점으로 운영하는 등 변화를 주는 가게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오상민기자·주하연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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