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울산 지역 농촌에서 친환경 목재 톱밥을 퇴비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타지역 만큼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한두 농가씩 입소문을 타면서 시도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25일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한 농가. 텃밭에는 일반적인 어두운 색 토양 곳곳에 밝은 나무 빛깔의 가루들이 흐뜨러져 있다. 이 가루는 최근 친환경으로 각광받고 있는 목재 톱밥으로 이뤄진 퇴비다.
이날 만난 농부 A씨는 “지난해 지인 농부에게서 친환경 톱밥 퇴비 이야기를 듣고 처음 밭에 섞어봤다”며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흙이 부드러워지고 작물 색이 좋아진 것 같다. 올해는 조금 더 넓은 면적에 사용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톱밥 퇴비는 목재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생목 톱밥을 가축 분뇨나 음식물 등 질소 성분이 풍부한 재료와 혼합해 발효시키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탄소(C)와 질소(N)의 균형이 맞춰지고, 발효가 촉진되면서 유기농 퇴비로 적합한 성분을 갖추게 된다.
특히 친환경 생톱밥은 방부 처리나 화학물질 코팅이 없는 목재로부터 얻어지기 때문에 토양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고, 악취 저감, 수분 조절 등의 부가적인 효과까지 제공한다.
가볍고 냄새가 거의 없으며, 다루기 쉬운 특성 덕분에 초보 농부나 주말 텃밭 가꾸는 도시민에게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확산 초기단계지만 친환경, 저비용 농업을 고민하는 농가들에게 친환경 톱밥 퇴비는 실용적이면서도 자연 순환을 고려한 대안으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퇴비 전문 판매점 상인은 “자재 가격 상승과 비료 부담 때문에 유기성 자재를 찾는 농가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아직 보편화된 건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분해와 비용 절감 효과 때문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산림조합 관계자는 “목재 톱밥은 비에 젖어도 자연스럽게 썩으며 흙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매우 친환경적”이라며 “최근 들어 여러 농업인들이 톱밥을 찾고 있다. 조합 차원에서도 공급 확대와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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