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와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속되는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총 5조50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했다.
태화종합시장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72)씨는 “상품권이 풀리거나 환급 행사가 열릴 때면 매출이 조금씩 오르곤 한다”며 “요즘처럼 손님이 뜸한 시기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품권 사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형과 모바일을 하나로 통합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도입했고, 전체 발행액 중 약 76%에 해당하는 4조1800억원을 디지털 상품권으로 구성했다.
이처럼 디지털 상품권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고령층은 여전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상인은 “요즘은 환급 행사도 모바일 상품권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상인들은 사용이나 정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자녀가 도와주는 경우도 있지만, 혼자 장사하는 분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울산의 온누리상품권 회수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회수율은 △2021년 77.9% △2022년 62.8% △2023년 77.8%로 평균 72.8%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76.8%로 정체 상태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이 온누리상품권 회수율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려면, 고령층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용 교육과 안내 강화 및 결제 편의성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에는 고령 상인이 많아 디지털 방식이 어렵다는 분들이 많다”며 “단순한 시스템 도입보다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병행돼야 회수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는 수산인의 날(4월1일)을 맞아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학성새벽시장, 구역전시장, 수암회수산시장, 대왕암 월봉시장 등 4곳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진행한다. 오상민기자·주하연수습기자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