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 새롭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봄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계절이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맞이하는 첫 월급은 기쁨이자 보람 그 자체다. 그동안 응원해 준 가족과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자신을 격려하는 작은 사치도 즐기게 된다. 하지만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몇 달치 월급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을 경험하고는 당혹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소득이 적더라도 일정액을 모으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재테크를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 직장인에게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권하는 방법은 바로 ‘세테크’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먼저 알아두면, 적은 소득이라도 더 크게 불릴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세테크 상품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저축계좌,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우선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국내주식, 채권, 펀드,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 중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다. IS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절세 혜택은 비과세, 분리과세, 손익통산으로 정리된다. ISA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은 일반형 기준 200만원까지, 서민형 및 농어민형의 경우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또한 비과세 혜택을 받은 수익금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에 대해서는 9.9% 저율로 분리과세된다.
ISA의 가장 큰 장점은 손익통산 혜택이다. 다양한 금융상품의 수익과 손실을 통합해 최종적인 수익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어 유리하다. 추가로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계좌나 IRP로 이전하면 이체금액의 10%(최대 300만원)까지 추가로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또 다른 중요한 절세 도구다. 연간 1800만원 한도로 입금이 가능하고, 펀드·국내 상장 ETF·리츠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납입액에 대해서는 연간 600만원까지 소득에 따라 13.2%(총급여 5500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 4000만원 초과) 또는 16.5%(총급여 55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투자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 과세를 미룰 수 있는 과세이연 혜택이 있어, 일반계좌와는 다르게 발생한 수익에 대해 바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연금 수령 시에는 저율로 과세가 이루어진다. 연금 수령 나이에 따라 3.3%에서 5.5% 사이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IRP도 연금저축계좌와 유사한 절세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IRP의 경우 세액공제 한도가 연간 700만원으로 더 높다. 이 한도는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한도(600만원)와 합산해 총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IRP 역시 과세이연 효과와 저율 과세 혜택이 동일하게 적용되며, 추가로 퇴직금을 IRP로 이전하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더 많아져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내딛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세금을 줄이는 것이 곧 돈을 버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소득이 적더라도 절세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종잣돈을 마련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작하는 작은 준비가 미래의 안정된 재정을 만들어 줄 것이다. 황영림 BNK 경남은행 남목지점 선임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