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2.22% 하락한 59.1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상호 관세에 따른 보복관세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고, 원유 수요가 크게 위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유가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팬데믹 당시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에다 정제 마진까지 덩달아 내리면서 1분기 성적표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으로 만들어 파는데 정제마진이 최근 4주 연속 하락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또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고 판매하기까지 한 달여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그 사이 유가가 떨어지면, 비싸게 원유를 사들여도 싼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 재고의 자산 가치가 떨어져 회계상 손실로 반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울산을 비롯해 국내 정유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유사업 비중이 큰 S-OIL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을 취합한 결과 S-OIL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4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4.69% 감소했고, 전분기보다는 48.32% 줄어든 수준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 정유 자회사인 SK에너지도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한화증권과 KB증권은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이 340억원, 9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미국 상호 관세로 석유 수요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유가가 지속 하락하면 정제마진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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