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환율 이중고 울산산업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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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환율 이중고 울산산업계 비명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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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자료이미지)
관세(자료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5% 상호관세가 발효된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환율마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에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울산 산업계는 고율 관세에다 환율 급등이라는 유례없는 ‘더블악재’를 맞아 비상이 걸렸다.

9일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15분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13.0원 오른 1486.3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19년 3월16일(1492.0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대 돌파를 목전에 뒀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이날 오후 1시1분부터는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가 본격화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환율 급등과 상호관세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국내 기업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제품을 파는 수출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정부가 환율 효과로 인한 수익 상승분을 빌미로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 매출은 4000억원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400만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707억8900만달러)의 49.1%를 차지했다. 지난해 울산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59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미국은 울산의 최대 수출국으로 지난해에만 234억4700만달러를 수출해 전체 수출액의 32.1%에 달했다.

울산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 2020년 112억9100만달러, 2021년 146억5100만달러, 2022년 182억4400만달러, 2023년 216억9000만달러 등 4년 연속 수출액이 상승했다.

하지만 대미 흑자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를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는 반감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또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부품 원가 상승, 내수 시장 위축 등으로 이어져 자동차 산업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울산을 비롯해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정부도 2조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자동차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긴급 대응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2조원의 긴급 정책금융을 추가 공급한다. 이에 올해 자동차 분야의 정책금융은 13조원에서 15조원으로 확대된다.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업계도 금융권·정책금융 기관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조성하고, 협력사의 대출·보증·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환율 급등과 고율 관세 본격화로 울산지역 수출 유관 공공기관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울산지역 통상진흥기관협의회는 트럼프 2기 통상·관세조치에 대한 지역기업들의 애로 파악에 착수했다.

박선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은 “기업들의 통상 애로 해소와 건의를 위해 앞으로도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상공회의소도 “지역 주력산업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종별 간담회를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수시로 파악하고,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병국 KOTRA 울산지원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으로 발굴·지원하는 데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수출 대응을 위한 실질적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정혜·오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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