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잡고 부식 막는 ‘소취제’ 개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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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잡고 부식 막는 ‘소취제’ 개발 주목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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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소취제 제조 기업인 대미의 소취제 제조 공정.
▲ 소취제를 투입하기 전(위)과 후(아래) 폐수의 모습.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한켠에서 악취를 없애는 기술이 조용히 진화하고 있다. 하수처리장과 축산농가, 석유화학공단 등 악취와의 싸움이 일상인 현장들. 그 속에서 울산 지역 기업이 자체 기술로 만든 소취제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지역 악취 제거 업계에 따르면, ‘소취제’는 하수·폐수처리장, 분뇨 및 슬러지 탈수 시설, 축산 계분 건조장 등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H2S)나 멜캅탄류(CH3SH) 등 유해 악취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약제다. 기존에는 냄새를 덮어씌우는 ‘마스킹’ 방식의 탈취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화학 반응을 통해 냄새 자체를 분해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소취제 기술은 그동안 외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분야지만, 울산에서도 자체 개발·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기술 기반 기업이 산업 환경 개선과 ESG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자리잡은 ‘주식회사 대미’는 과산화수소 기반의 반응형 소취제를 통해 악취와 시설 부식을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제품은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를 산화시켜 무해한 물질로 전환함으로써, 장비와 구조물의 부식 방지 효과까지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하수 대미 대표는 “오존처리나 RTO(축열식 연소장치) 같은 고가의 악취 제거 설비에 비해 소취제는 비용 부담이 적고 적용도 간편해 중소형 사업장에도 적합하다”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표지인증을 받기 위해 인증절차를 진행중이며, 이로 인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을 비롯해 부산 정수장, 함안의 양계장, 일본 요시다화학 하수처리장 등에서 이 회사 소취제를 사용한 현장 테스트 결과도 긍정적이다. 적은 양의 약품으로도 악취가 거의 사라졌고, 지속 시간도 길어 유지 관리 비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대미는 이 같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소취 기술의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환경표지인증 취득 절차를 밟는 동시에, VOC(휘발성 유기화합물) 계열 오염물질까지 처리 가능한 차세대 소취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축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저농도 악취 제거 효율을 높인 제품 개발도 병행 중이다.

김하수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고가의 RTO 대신 소취제를 활용한 저비용·고효율 탈취 시스템이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 다양한 유해물질 제거 기술까지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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