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선종별 영향 분석’에 따르면, 관세 조치로 인해 컨테이너선은 북미향 수출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자국 무역적자가 큰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적용한 가운데, 저가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컨테이너 화물 감소는 울산항의 수출 처리 능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타격은 더욱 직접적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연간 100만대 이상을 생산해 수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완성차 수출기지로, 대부분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자동차와 부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울산항을 통한 자동차 선적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드라이벌크선 분야에서도 미·중 갈등에 따라 대두, 목재, 비철금속류 등 마이너 벌크 화물의 항로 재편이 예상되면서 울산항의 중소형 선박 처리 기능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유조선 시장은 당장은 비교적 안정세다. 이번 상호관세 조치에서 원유·천연가스·석유제품이 제외됨에 따라,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수출입 물량에는 단기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미·중 원유교역 축소가 중국 수요처의 전환을 유도하면, 울산항의 원유 유입·재수출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컨테이너선 시장은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주향 물동량 중 약 80%를 차지하는 극동 및 유럽발 화물은 직접적인 관세 리스크에 노출됐으며, 이로 인해 소비재와 가전 중심의 저가 품목부터 수요 감소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발 북미향 수출 비중이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복 관세 및 운임 상승이 겹치며 선사들은 선속 감속, 임시 결항 등 공급 조절을 통한 운임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북미항로에서 유럽·남미 등 타 항로로 선박 재배치가 불가피해지고, 이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선사들의 항로 포트폴리오 재편, 대체 시장 확보 등 다변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오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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