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울산항 실적 비명
상태바
미중 무역전쟁에 울산항 실적 비명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04.29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역전쟁(클릭아트코리아 제공)
무역전쟁(클릭아트코리아 제공)

울산항이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여파로 3월 물동량이 급감하는 등 항세위축 현상이 심상찮다.

특히 컨테이너 수출입 물량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고율 관세 부과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축되면서 울산 산업물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해양수산부 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따르면, 2025년 3월 울산항 화물 처리 실적은 1703만2152t으로, 전년 동월(1844만6602t)대비 7.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처리량은 2만6398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월(3만2098TEU) 대비 17.76%나 급감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화물인 환적화물은 전년 동월 대비 54% 줄어들었다.

3월 물동량 감소는 1분기 전체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 1분기 화물처리량은 4835만893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4% 감소했다. 외항 수출입 화물은 4266만t으로 5.4% 줄었으며, 내항 연안화물선 물동량도 569만7997t으로 3% 이상 줄었다.

1분기 컨테이너 처리량(8만7128TEU)도 전년 동기 대비 14.3% 떨어졌다. 울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자동차 부품, 기계류, 플랜트 기자재 등 고부가가치 수출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글로벌 교역 위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의하면, 울산의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212억달러를 기록했다.

선박류(55.5% 증가, 27.5억달러)가 수출 실적을 견인했지만, 자동차(-10.9%, 61.3억달러), 석유제품(-18.8%, 55.4억달러), 석유화학제품(-8.8%, 23.8억달러) 등 주력 품목은 일제히 부진했다. 특히 승용차(-9.5%)와 전기차(-64.1%)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출(-8.0%, 54.1억달러)이 자동차(-16.8%), 자동차부품(-22.4%), 석유제품(-7.1%) 등의 감소로 부진한 반면, 중국 수출은 1.9% 소폭 증가했다. 싱가포르(53.3% 증가)와 필리핀(142.3% 증가) 수출이 선박과 석유제품 수출 호조로 급증하는 등 지역별 편차가 뚜렷했다.

업계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본격화된 대(對)중국 고율 관세 조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발 미국향 컨테이너 수송량이 30% 이상 감소했는데, 이에 따른 교역 둔화가 한국 수출물량에도 연쇄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울산항이 관세 여파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지역 산업구조 특성과 직결된다.

울산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중후장대형 제조업 비중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원자재 수입과 부품·기계류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같은 산업 특성상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라 수출입 물동량이 빠르게 흔들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 울산항 컨테이너 화물은 단순 소비재가 아닌, 고부가가치 중간재·기계류 비중이 높아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교역 충격에 더 크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당분간 울산항 물동량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미국은 물론 제3국 수출입 수요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출선 다변화, 공급망 유연화, 물류비 절감 등 종합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가던 중간재 수출길이 막히면서 직수출도 부담이 커졌다. 관세 리스크로 인해 수출 계약이 지연되거나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해외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기반 수출기업들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