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수소출하센터 울산 ‘카프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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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수소출하센터 울산 ‘카프로’ 가보니…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5.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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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남구 부곡동 카프로 울산공장 모습. 김동수기자
▲ 울산 남구 부곡동 카프로 울산공장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출하센터에서 박성명 대표이사(오른쪽)와 최청정 생산본부장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지역 석유화학업계가 업황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관련기업 한 곳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공장에서 수소 공장으로 새롭게 변신한 ‘카프로’ 울산공장이 바로 이 곳이다.

30일 찾은 울산 남구 부곡동 카프로 울산공장 내부는 촘촘히 연결된 배관들 사이로 수소 생산 공정이 쉼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생산 설비는 기존 공정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지만, 공장에서는 카프로락탐은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1969년 설립된 카프로는 나일론의 원료가 되는 카프로락탐을 주로 생산해 왔지만,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낮아지며 재무건전성이 악화했다.

이에 태화그룹 티엠씨컨소시움이 2024년 카프로를 인수하고 500억원을 신규 투자해 기존 공정을 활용한 ‘수소 생산’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본사도 울산으로 이전했다.

수소 공장으로 탈바꿈한 카프로는 공장 내에 국내 최대 규모 수소출하센터도 세웠다. 센터에서는 수소 300㎏을 충전·운송할 수 있는 튜브트레일러 18대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카프로는 나프타와 프로판을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압축기를 통해 기압의 약 200배(200bar)로 승압·압축해 튜브트레일러에 싣는다.

센터에서는 시간당 1.78t, 하루 최대 수소차 넥쏘 8500대를 완충할 수 있는 분량을 출하할 수 있다. 카프로는 향후 LNG를 직도입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프로는 지난달 17일부터 수소공장을 가동했고, 18일부터 배관망을 통해 어프로티움과 S-OIL 등에 공급하고 있다. 5월1일부터는 수소출하센터를 통해 전국으로 수소 공급을 개시한다.

카프로는 향후 450bar(기존 200bar)의 고압 용기가 상용화되면 한번에 더 많은 수소를 실어나를 수 있고, 운송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시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석유화학 업종의 설비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부생 수소 생산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 수소차·수소버스 등 활성화로 관련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카프로의 수소 생산은 울산의 ‘수소도시’ 조성과 국내 수소 공급망 확보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카프로는 수소 사업으로의 재편, 울산으로의 본사이전과 함께 다양한 신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프로판을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를 활용해 고순도 탄산암모늄을 생산하고, 이를 공업용 요소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황산도 수요처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산산업단지에 사업장을 둔 화학사에 발연 황산 공급을 검토 중이고, 반도체 공정에 공급되는 고순도 황산 생산 업체에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또 카프로의 기존 카프로락탐 생산 설비는 중국·인도네시아·터키 등서 인수 타진 중인데, 설비 철수 후 마련되는 유휴 부지에 신규 투자를 유치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암모니아크래킹 설비 구축 등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로판 개질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식품용 드라이아이스 등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성명 카프로 대표이사는 “카프로 울산공장은 주요 유통사와 배관망이 확보돼있고, 수십년간 축적된 생산 기술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등 이점이 있다”며 “향후 암모니아 저장시설을 활용해 수소발전·수소연료전지 공장 등을 유치해 울산시가 추진하는 수소모빌리티 클러스터 조성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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