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농산물 수출이 전통 품목 부진 속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전통주와 화훼류, 알로에 가공제품 등 비주류 품목들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1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대표 수출 품목이던 울주배는 2014년 473t에서 2024년 252t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수출액도 2016년 16억원대에서 최근 13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울산원예농협을 통해 일본·미국 등에 수출되던 단감 역시 2022년 379t을 정점으로 2024년에는 20t에 그쳤다. 배즙 수출도 같은 기간 374t에서 60t으로 급감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냉해·낙과 피해가 반복되며 수출 가능한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농가 고령화와 인력난도 수출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농업은 산업도시 이미지 속에서도 배·단감·배즙 등 신선 과일류 중심으로 꾸준한 수출 실적을 쌓아왔지만, 최근 해외시장 내 경쟁 심화, 소비 트렌드 변화, 물류비 상승 등 구조적 변화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반면 최근 수출을 시작한 품목들은 선전하고 있다.
전통주인 복순도가 막걸리는 미국,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국을 넓히며 2023년 5억6000만원의 수출고를 올렸다. 울산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생산품질 고급화, 프리미엄 막걸리로의 브랜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화훼류도 새로운 수출 효자로 부상 중이다. 북구 송정농원 등은 호접란을 중심으로 미국 플로리다·캘리포니아 지역에 연간 10만본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시는 호접란 수출단지를 지정해 선별장·저온시설·포장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알로에 역시 최근 수출길을 연 품목이다. 2024년에는 28t 수출을 기록했다. 2025년 수출 목표는 2억원으로 잡고 있다. 시는 알로에 농장에 계절근로자 파견, 수출통관 절차 교육 등을 통해 생산과 물류를 병행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수출 농산물 품목 다변화를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수출 전용 선별장 확충, 저온유통체계 보강 등 생산-유통-수출 전 주기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또 수출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존 품목의 경쟁력은 품질관리와 생산기반 회복으로 살리고, 신흥 품목은 시장 개척과 브랜드 전략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며 “농업이 울산의 또 하나의 성장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