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울산에서 접수된 해양오염 신고는 284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2년 90건, 2023년 93건, 2024년 92건으로 이 가운데 실제 사고로 확인된 건수는 총 54건(13건·19건·15건)이다. 평균적으로 매달 1건 이상 기름이나 오염물질이 바다에 흘러들고 있다는 얘기다.
사고는 대부분 울산항과 온산국가산단 인근 해역에서 발생했다.
석유제품 적재 유조선에서 밸브가 제대로 잠기지 않거나, 해상 급유 작업 중 호스가 터지는 식이다. 유해물질을 다루는 산업현장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울산 특유의 공간 구조가 고스란히 해양오염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 통계와 비교하면 울산의 사고 양상은 더 뚜렷해진다.
2024년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해양오염 사고는 어선(289건)과 예인선·준설선 같은 기타선박(359건)에서 발생했다. 유조선 사고는 164건으로 전체의 약 10%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울산은 정반대다. 2024년 울산의 사고 15건 중 약 40%가 유조선에서 발생했으며, 화물선·시설 누출 등도 다수 포함됐다. 어선 사고는 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울산은 사고 1건당 피해 규모도 크다. 2021년 울산에서는 단 22건의 해양오염 사고로 42㎘의 기름이 유출돼, 당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유출량을 기록했다. 같은 해 부산은 73건의 사고에도 유출량은 25㎘에 그쳤다. 사고 빈도보다 사고 강도가 문제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울산처럼 대형 산업단지와 해양이 맞닿은 지역에서는 사고 위험을 지역 고유의 구조적 위험요소로 인식하고, 고위험 선박과 시설을 대상으로 한 전수 점검과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 모은다.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울산해경은 해양오염 사고에 대비해 방제함정 3대를 포함해 유회수기, 오일펜스, 진공청소기 등 총 37종 방제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연 20여회 이상의 실전형 방제훈련을 실시해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산업단지와 해역이 맞닿아 있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고위험 선박과 시설에 대한 자체 훈련과 모의 방제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며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