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이른 오전, 울산 전역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앞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버스 무료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고령의 어르신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교통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줄을 섰다.
‘어르신 전용 교통카드’ 발급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은 어르신들의 신분증부터 확인한 뒤, 내달 1일부터 카드 이용이 가능하고 2100번과 2300번 등의 버스에는 사용이 불가하다는 제한 사항을 설명했다.
울주군에 사는 장종하(83)씨는 “주변 친구들 모두가 알고 있고, 혹시라도 모를까봐 서로 알려주고 있다”며 “나라를 일군 게 우리인데 진작 해줬어야 한다. 이제라도 돼서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울주군 주민인 이강학(79)씨는 “복지관에서 75세 이상부터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카드를 발급받으러 왔다”며 “버스비 절감뿐만 아니라 이동에 도움이 돼, 이제는 놀러도 많이 갈 것 같다”고 답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75세 이상 울산 시민인 노인은 시내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다.
시는 이번 정책으로 노인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20~30%가량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초등학생 버스 무료화 이후 어린이들의 버스 이용률이 50% 가까이 늘었듯, 노인들도 더 자주 더 자유롭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이 없는 울산에서 버스는 주요 교통수단이라 실질적 체감 효과가 크다. 게다가 거동이 불편하거나 자가용이 없는 노인들에게 대중교통 무료화는 사회활동과 병원 진료, 여가생활 등 다양한 외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시에서 발급한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만 요금이 무료로 적용되며,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교통카드는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신청인은 반드시 본인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대리 발급은 불가능하다.
9일부터 20일까지 2주간은 출생 연도 기준으로 5부제를 시행한다. 23일 이후부터는 상시 발급받을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버스 이용 증가와 산업역군 예우, 타 시도에서 많은 이가 혜택 받는 65세 이상 지하철 무료 이용, 시의 재정 등을 고려해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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