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찾은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남구 삼산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 내부에서 노인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도어록이 잠겨 있어 출입이 불가능했다. 이곳은 평일 오후 1~5시 이용할 수 있는데 경로당 회원들만 사용할 수 있다. 노크를 하면 들어갈 수는 있지만, 경로당 회원이 아닐 경우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또 다른 무더위쉼터인 남구 달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 역시 입구에 도어록이 있었다. 이곳은 현관 출입문에 도어록이 설치돼 노크를 하기도 어려웠다. 이곳도 오전 9시~오후 5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관리사무소 퇴근시간에 맞춰서 무더위쉼터 문도 닫는다”며 “외부인이 이용하러 온다면 문은 열어드릴 수 있지만 평소에 도어록 개방은 안 돼 있다”고 밝혔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울산에는 중구 138곳, 남구 259곳, 동구 50곳, 북구 130곳, 울주군 448곳 등 총 1025곳에 무더위쉼터가 있다. 이 중 70.24%인 720곳은 회원 등 특정인만 이용이 원활한 구조다.
전체의 3.90%만 일주일 내내 운영하며 이마저도 24시간 운영이 아니다. 24시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는 스마트승강장이 유일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특정인만 이용 가능한 무더위쉼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권고는 하고 있지만 협조가 부족하다”며 “인력 등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주말과 야간에는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서, 편의점 등 24시간 이용 가능한 곳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편의점 58곳을 기후동행쉼터로 지정해 지역 주민들이 24시간 편의점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주취자, 노숙자 등의 위협 우려와 강제성이 없다는 점,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소수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것 등에서 다각적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소영 남구의원은 “무더위쉼터로 명명은 돼 있지만 현실성 있는 운영은 어려운 상태”라며 “무더위쉼터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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