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일부 재선 의원 중심의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이 주최한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아 “당을 주도할 주체는 젊은 개혁 보수 인물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약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혁신이 아니다. 당장 출마해서는 안 된다. 또다시 둘이 붙으면 국민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국민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 개혁이 돼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국민 삶과 관련 없는 것으로 논쟁한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후보 교체 과정 당무감사가 국민의 삶과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제3의 길을 가야 한다. 보수 혁신 방안 중 눈에 띄는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하는 사회적 약자와 한동훈 전 대표가 말했던 격차 해소다. 계속 계엄·탄핵 문제에 매몰되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계엄과 대통령 탄핵·파면은 표면적인 보수의 위기 이유고 우연한 교통사고다. 계엄이 없었어도 보수 위기는 이어지고 있었다. 지나간 사건에 사과하고 그다음 민생으로 가야 하지만 국민은 사과의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 대통령 파면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국민에게 심려를 왜 끼쳤는지 정확하게 말했는지 아쉬움이 있다. 유권자들은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자유주의, 시장주의의 반대가 계엄이고, 이러한 보수층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수 있었겠는가”라며 “중도적인 시장주의·개인주의 보수층을 어떻게 불러올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선거 끝나고 나서 혁신 얘기를 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혁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형식적인 혁신에 그쳤다. 보수의 중요한 문제는 좌표를 잃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득권이 아닌 변화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혁신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 제가 개혁안을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다,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드리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자신이 내놓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개혁안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부 쇄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또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정당은 도태된다. 기득권과 민심이 어긋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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