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주택시장이 대출규제 이후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울산 아파트 시장은 대규모 산업 투자 효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울산은 전세가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실수요 중심의 시장으로서 차별화되고 있다.
13일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조사 기준 7일)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오르며 19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광주(-0.03%), 부산(-0.05%), 대전(-0.04%), 대구(-0.05%) 등 5대 광역시 가운데 울산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울산 아파트 전세가격도 0.14% 오르며 전주(0.13%)보다 소폭 상승 폭을 키웠다. 울산은 전국 광역시 중 전세가격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03%로 18주 연속 오름세다.
특히 울산의 전세가율은 전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6월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76.45%로 전국 평균(68.18%)을 크게 웃돌았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실수요 중심 시장일수록 높은 경향이 있다. 울산 전세가율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며 2022년 11월(75.86%)의 역대 최고치를 지난 4월(76.06%)에 넘어섰다.
울산이 산업단지 집적지라는 도시적 특성과 대규모 기업 투자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울산에서는 S-OIL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9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석유화학 복합시설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공정률은 70%를 넘어섰다. 완공 시 상시고용 400명과 약 3조원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여기에 SK도 지난 6월 AWS와 협력해 국내 최초·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2027년 본격 가동 시 최대 7만8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돼 지역 내 인구 유입과 주거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적으로는 상승세가 주춤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올라 7주 연속 상승했지만, 전주(0.06%)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0.28%로 24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전주(0.31%)보다 둔화됐다. 경기권도 0.04% 오르며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매수심리도 하락세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35.6으로 전주(39.8)보다 4.2p 내리며 2주 연속 감소했다. 서울 역시 60.6으로 전주(76.4)보다 크게 하락했다. 지방권 전체 매매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57주 연속 하락하며 수도권과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울산은 산업단지와 대기업 투자로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매매·전세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반면 전국적으로는 6·27 대출 규제 이후 매수 심리가 급격히 식으면서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