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부지 개발을 두고 최근 지역 사회에 다시 한번 기대와 논란이 교차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동원개발이 손잡고 복합개발을 구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김영길 중구청장이 공식석상에서 “신세계는 들어온다”고 재차 단언하면서 이슈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정작 사업의 당사자인 신세계 측과 울산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어, 이들 간 온도차가 지역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3년 5월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백화점 건립을 목적으로 2만4000㎡ 규모 부지를 매입했지만 내부 사정을 이유로 사업을 10년 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
김 청장은 최근 기자회견 및 간담회 자리에서 “직접 신세계와 동원개발 간 중재·조율에 나선 끝에 공동 개발로 방향을 정리했다”며 “울산시와 도시계획 변경 협의만 원만히 이뤄지면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시에 접수된 구체적인 서류는 없으며, 공식적으로 논의 중인 사안도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혁신도시 신세계 입점’은 이미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그때마다 ‘정주여건 획기적 개선’ ‘문화·상업 중심지로 탈바꿈’ 등 장밋빛 전망이 뒤따랐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실현 가능성은 늘 안갯속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김 청장의 발언은 행정 지원 의지를 강조한 측면이 있지만, 아직 행정절차도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반복되는 상황에 시민들은 “신세계가 들어온다는 기사가 주기적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개발 의지가 있는 것은 맞느냐” “도대체 언제 착수하느냐” 등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기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간 중구는 중심 상권 침체, 유통 기반 부족, 소비인구 외곽 유출 등에 시달려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민간 개발을 넘어 지역 경제 생태계와 직결된다. 대형 유통시설의 입점은 단순히 쇼핑공간 확보를 넘어 도심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우정혁신도시 개발은 이제 ‘말‘보다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 수장의 앞서 간 발언이 현실과 어긋날 경우 신뢰의 타격은 고스란히 지자체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신세계가 온다’는 한마디가 진짜 울림을 가지려면, 현실적인 계획도 함께 뒤따라야 한다.
‘유통 대기업 유치’라는 상징적 성과를 넘어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이 사업이 이어질 수 있을지, 시민들은 이제 그 다음을 주시하고 있다.
주하연 사회문화부 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