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울산, 도시를 살리는 건축이야기]울산의 동네건축, 일상속 ‘한잔의 여유’ 선사하는 건축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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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울산, 도시를 살리는 건축이야기]울산의 동네건축, 일상속 ‘한잔의 여유’ 선사하는 건축물로
  • 홍영진 기자
  • 승인 2019.11.06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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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커피, 건축, 그리고 울산
▲ 강릉 테라로사.

커피-건축물-자연경관 어우러진
SNS서 공유되는 멋진 커피숍
편안한 만남과 소소한 즐거움 제공
공간 계획·연출하고 이야기 담아낸
새로운 문화 공유 가능한 건축물
울산만의 건축양식 되길 기대


‘Morning blues’ 즉 커피는 매일 아침 나른한 일상을 깨우는 기호음료에서 지금은 향과 맛을 느끼며 여유와 활력을 되찾고 오늘을 시작하는 현대인의 일부가 되었다.

이 커피문화가 우리나라 건축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피와 건축의 연관관계를 짚어보기 이전에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써 우리나라 커피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관에 머물 당시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다는 설이 있다. 다만, 조선왕조실록에 고종이 커피를 마셨다는 내용은 없다. 최초의 커피는 20세기 초 독일인 손탁 여사가 들여왔다. 커피숍은 손탁호텔에 최초로 개업하고, 이후 일제강점기에 명동과 소공동에 일본식 다방들이 생겨났다.

▲ 기장 호피폴라.

커피는 한국 전쟁 이후에 대중적인 보급이 이뤄졌는데, 미군들의 보급품에 포함된 인스턴트커피가 알려지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어 본격적으로 시판됐다. 흔히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라떼 등으로 구분됐는데 요즘은 아이슈페너(커피+생크림), 아포카토(커피+아이스크림), 셰케라또(쉐이크+라떼), 아이리쉬(커피+위스키), 더치 등 다양한 종류와 향미가 더해지면서 다변화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차를 몰고 1시간 이상 이동해서 달려 가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활동을 통해서 커피를 공유하며, 건축물 그리고 자연을 담고 나만의 가상의 공간을 연출하고 소통하고 있다.

파도치는 바다가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커피숍,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커피숍, 현대적 감각이 뛰어난 내부 인테리어가 이쁜 커피숍에서 사진을 담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공간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커피와 브런치를 먹고 인증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커피숍에서 대기 순번을 들고 기다림에 주저하지 않으며 이 공간에서 나의 일상을 남기기 위해 시간을 소비한다. 이런 시간은 개개인의 행복과 설렘이 커피와 건축물과 자연경관에 의해 낭비가 아닌 소소한 일상이 된다.

▲ 양산 토곡요.

처음 가는 카페에서 새로운 대화가 시작되고, 짙은 커피 향에 잔잔하고 고요한 시간이 흘러가면 커피를 마시러 왔는지 아니면 건축물을 보러 왔는지 사람을 만나러 왔는지 무색하게 된다. 커피는 건축물 지배하고 건축물은 공간을 지배하면 분위기에 취해 있는 우리는 커피에 빠져든다.

커피와 공간은 어떻게 상생하는가.

커피는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며, 낯선 환경에서 갖는 공간과 자연의 경관은 새로운 신비감을 추구한다.

갑갑한 도시 속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생활의 여유를 커피한잔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수다를 떤다.

커피숍에서의 공간과 시간은 사람들에게 힐링을 제공하고 그런 자연과 공간이 있는 모이는 공간, 건축물에서 사람들은 시간을 보내며 추억하고 즐기고 앞날을 맞이한다.

건축은 채우는 공간과 비우는 공간, 자연에 순응하는 공간은 창문틀의 사이로 자연이라는 풍경의 그림을 채우고 안과 밖에서 보는 곳과 보이는 곳 느낌대로 생각하며 만끽한다.

건축물은 장소에 대한 제약보다는 사람들이 찾는 공간을 어떻게 계획하고 연출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문화를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기획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모이는 내부공간은 채워진 곳에서 외부의 공간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마시는 커피는 비워진 곳에서 자연을 바라본다.

공간의 연출은 각 대지의 위치마다 각각 다른 자연적 요소 흙, 바람, 안개, 그리고 세월 속에 얽히고설킨 사람의 인연 등과 인공적 요소 기반시설로 도로, 전봇대, 가로등, 주변 건물 등에 의해서 비움으로써 아름다운 공간과 채움으로써 아름다운 건축물을 계획할 수 있다. 비움은 채움을 담고 채움은 비움을 담는다. 공간의 조화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되면 그곳에서 개개인은 일상을 보내고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그래서 건축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어떤 공간에 있는지를 고민하고 공유한다면 더 나은 계획이 가능하다고 본다.

울산을 위한 건축이란 어떤 것일까?

커피는 사람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 속에 한 모금의 풍미를 느끼고 만남도 있고 사랑도 있고 이야기하며 많은 추억을 만든다. 소소한 한잔의 여유로 대화가 잘 통하는 커피처럼 건축도 이런 느낌을 표현하고 실현한다면 건축물이 개개인의 삶을 담고 역사가 되어서 울산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울산의 건축양식은 바라건대 건축이 그 자체로 인간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할까?

▲ 주상균 한세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울산광역시건축사회 회원

그래서 즐거움의 바탕인 오감을 건축적으로 해석하면 듣는 건축, 말하는 건축, 느끼는 건축, 만지는 건축, 보는 건축이야 말로 인간을 위한 또 하나의 진정한 건축이라고 감히 정의해 본다. 앞으로 건축은 축척된 자본을 투자해서 대량생산하는 건축물을 지양하고 울산의 자연과 환경 그리고 문화, 개인의 삶을 반영하여 건축사와 함께 새로운 울산의 동네건축 실현하기를 희망한다.

아름답고 스토리가 있고 이야기 나누고 싶고 향기가 나고 만지고 싶은 그런 건축, 나와 이웃 그리고 동네 더 나아가 울산의 건축, 소통하는 건축인 울산건축을 희망한다. 주상균 한세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울산광역시건축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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