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남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는 불법 주차된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도로 바닥에 적힌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와 곳곳에 설치된 불법 주정차 금지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였다. 한 어린이는 불법 주차 차량 사이를 위태롭게 비집고 다니기도 했다. 이날 울주군의 한 초등학교를 비롯해 다른 스쿨존 일부도 불법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스쿨존 불법 주정차 과태료는 일명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난 5월11일부터 일반 승용차를 기준으로 기존 8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일반 도로에서의 불법 주정차 과태료(4만원)와 비교하면 3배 높은 금액이다.
울산에선 시행 첫 달 스쿨존 불법 주정차 행위가 일부 감소하면서 과태료 인상 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였다.
지역 5개 구·군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남구에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스쿨존 불법 주정차로 총 1327건이 적발됐다. 한 달 평균 331.8건이다. 하지만 5월에는 282건으로 줄었다. 중구에서도 지난 1~4월 총 296건, 한 달 평균 74건이 적발됐지만 5월 47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6~7월 남구에선 총 663건(한 달 평균 331.5건)이, 중구에서도 162건(81건)이 각각 적발되면서 스쿨존 불법 주정차 건수가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중구청 단속반은 “과태료 인상에 주민신고제도도 널리 알려지면서 학교 정문 앞 불법 주정차 행위는 거의 사라졌다”며 “하지만 정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불법 주정차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스쿨존 불법 주정차의 경우 어린이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보니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지만 주차공간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주차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스쿨존에 주차하는 경우도 있다”며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등하교 시간대 집중 단속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김정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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