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마을 해안도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싱크홀이 발견돼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높다. 지난해 보수가 이뤄진 도로 옆 구간에서 지반 침하로 인한 싱크홀이 생겼는데, 인근 주민은 “지난해 울주군이 실시한 땜질식 대책의 결과”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생면 나사마을 해안도로 약 400m 구간 중 일부에서 차량 통행이 제한돼 있다. 통제 구간 양쪽 끝에는 공사중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일부 차량은 차량통행이 금지된 사실을 모르고 해안도로로 진입했다가 다시 차량을 돌려 빠져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구간에선 지난 11일 오후 3시께 가로·세로 약 1.5m, 깊이 80㎝ 크기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울주군이 현장 확인을 한 결과 약 10m 구간에서 폭 약 1.5~2m, 깊이 50~100㎝가량 지반이 침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 보수공사를 실시해 이날 오후 복구를 완료하고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이날 한 주민은 차를 타고 싱크홀을 지나친 뒤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게 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주민은 “누군가가 손으로 엑스자를 그리고 있었지만 싱크홀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싱크홀을 지나친 뒤 차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도로가 쩍쩍 갈라지고 깊게 패여 있었다, 하마트면 큰 일을 당할 뻔 했다는 사실에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해당 구간에선 지난해 10월에도 싱크홀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지름 약 50㎝가량의 구멍이 발견됐는데, 굴착 결과 도로 아래에는 가로 3m, 세로 5m, 깊이 2m 규모의 빈 공간이 확인됐다.
군은 바닷물이 도로 하부로 유입되면서 흙이 유실돼 도로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폭 3m, 길이 50m 크기의 콘크리트 보호공 설치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콘크리트 보호공이 끝나는 부분에선 바닷물이 여전히 도로 하부로 유입돼 이번에 싱크홀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싱크홀이 생긴 이유는 군이 지난 2018년 방파제 성격으로 설치한 길이 40m의 이안제 2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모래 퇴적을 유도하기 위해 설치했지만 도로 특정구간에 파도가 몰아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 역시 과거 태풍의 영향으로 바닷물이 도로까지 넘치곤 했지만 이안제가 설치된 이후에는 평상시에도 도로까지 바닷물이 튀어오른다고 호소했다.
울주군은 침식에 의한 흙 유실 등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보호공 설치, 암석 등을 활용한 포설, 작업 구간을 비롯해 이안제 설치에 따른 영향 모니터링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