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껏 면회 왔는데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해 너무 안타깝습니다.”
울산지역 요양병원이 최근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기존 대면 면회에서 비접촉면회로 전환하는 등 재차 문을 걸어 잠갔다. 요양시설에 부모를 모신 자식들은 손조차 제대로 잡아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미 집단감염을 겪어본 울산 요양병원들은 비접촉면회 대비 추가인력을 투입하는 등 감염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찾은 중구의 한 요양병원. 출입구에는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고 배달이나 택배기사들도 병원 근무자들을 통해 물건을 전달하고 있었다. 병원 내부 면회장에는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착용하고 소독제를 마치 들이붓듯 뿌리고 있었다.
현재 이 병원은 현재 주말에만 면회를 시행하고 있다. 입원환자와 외부인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면회실은 정문과 중간 문 사이 공간을 활용해 마련했다. 방문 인원 역시 2인, 10분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면회객들의 과도한 요구에 통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병원 관계자는 “주말 등 휴일에 면회가 시행되기 때문에 추가인원을 배치하고 있다”며 “면회 계획을 수립하는 것부터 방역, 현장 통제까지 추가인력 투입이 필수다. 이 때문에 비접촉면회로 전환했음에도 면회객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이 병원과는 달리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요양병원은 아예 비접촉면회마저 실시하지 않는 등 면회시간이나 방식도 제각각이다. 규모가 큰 요양병원은 면회장 마련, 추가 인력배치 등을 통해 방역과 소독 등 관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요양병원은 기존 일손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울주군의 한 요양병원은 면회를 하루 2~3팀으로 제한하고, 4단계 지역 방문객은 면회를 거부하고 있다. 또 다른 요양병원은 병원 외부에 별도 면회공간을 조성했고 면회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부 소규모 요양병원은 비접촉면회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9일부터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요양시설에서의 면회를 비접촉면회로만 허용하고 있다. 백신접종을 마치고도 2주 뒤 감염되는 등 요양병원 내 ‘돌파감염’이 우려돼서다.
시 관계자는 “의료 근무자들을 위한 별도 백신접종 계획이 조만간 전달될 것으로 판단된다. 요양병원은 특히 신종코로나에 취약한 시설인 만큼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김정휘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