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 중구 약사동 1번지에 도시텃밭이 있다. 지난봄 중구에서 가구당 5평씩 분양했다. 현재 텃밭에는 다양한 채소들이 자란다. 신기할 정도다. 익숙한 상추나 고추는 기본이다. 샐러리, 비트, 초석잠, 산마, 방풍도 있다. 꽃대에 달린 주아로 번식하는 순토종 층층파도 자란다.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심기보다 키다리 해바라기와 백일홍을 심어 여름 한철 텃밭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착한 농부’도 있다.
그늘을 만들어 새싹삼을 심기도 한다.
2년째 텃밭을 가꾸는 한 주민은 “정성을 들인만큼 잘 자란다. 신기하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할 일이 없어도 일부러 텃밭에 온다. 5평이라도 다 먹지 못할만큼 채소가 나온다”고 했다. 그는 상추, 호박, 가지 등을 봉지에 담아 ‘필요한 분 가져가시라’는 안내문과 함께 아파트 승강기에 놓아두면 금새 없어진다고 했다.
‘도시농업의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농업을 위한 토지·공간의 확보와 기반 조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도시농업의 활성화에 필요한 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 한다고 돼있다. 울산광역시의 2020년도 도시농업 참여자 현황은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하위 수준이다. 관련 정책을 확대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울산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됐고, 도시텃밭에 대한 이들의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울산농업기술센터의 관련 교육 수강생의 3분의 2가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각 지자체는 매해 3월에 주민들에게 도시텃밭을 분양한다. 구청마다 운영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해마다 경작을 희망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울산시 중구의 경우, 약사동과 성안동에 도시텃밭이 운영되지만 올해는 분양받으려는 사람이 많아 추첨에서 탈락한 사람이 적지않았다.
한 텃밭 농사꾼은 “관련 정책과 사업이 확대돼 내년에는 희망하는 모든 주민이 텃밭생활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정숙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