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찾은 울주군 삼동면 출강소류지에는 잘게 부숴진 스티로폼 알갱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스티로폼은 대암댐으로 연결되는 인근 하천으로 그대로 떠내려갔고, 일부는 물길을 막고 있는 나뭇가지 등에 걸려 방치되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소류지에서 약 950m 거리에 위치한 영농체험시설 공사 성토 부지에 묻혀 있던 스티로폼이 최근 내린 폭우에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선 울주군으로부터 영농체험시설 건립 승인을 받은 지난 2016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려 성토 작업이 이뤄졌다.
한 주민은 “최근 내린 비로 성토 부지에 묻혀 있던 스티로폼이 토사와 함께 흘러내린 것 같다”며 “성토 부지에선 스티로폼뿐 아니라 각종 폐기물도 발견됐는데, 굴착을 통해 폐기물 매립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환경단체도 폐기물 매립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은 “스티로폼이 흘러나온 점을 고려하면 어디엔가 건축폐기물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5월 남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스티로폼이 무거천에 유입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로폼의 경우 미관을 해치지만 부유 상태로 있어 수거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장대로 성토 부지에 각종 폐기물이 묻혀 있을 경우 하류에 위치한 대암댐 오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암댐은 평상시 공업용수를 공급하지만 가뭄 등이 겹칠 경우 낙동강 물을 끌어와 생활용수도 공급한다. 2025년 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대암댐 용도를 현재 생활·공업용수 공급에서 생활용수 전용댐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있다.
해당 공사업체 관계자는 “저수지로 연결되는 물길이 6~7개 정도 있는데, 성토 부지에선 스티로폼이 나올 이유가 없다”며 “일각에서 폐기물을 매립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올해 초 울주군이 실시한 조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울주군은 스티로폼의 출처뿐 아니라 폐기물 매립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업체를 상대로 토사 반출지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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