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는 지난달 31일 71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지역 하루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런 와중에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대’를 골자로 2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의료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울산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을 찾아 지역 코로나 확산·치료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찾았다.
음압시설이 갖춰진 감염병 전담 병동은 본관 6~8층에 있다.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음압병동도 2개층이 추가됐다. 외과와 흉부외과 환자가 머물던 6·7층에 만들어진 음압병동엔 일반환자와 준중증 환자가 머문다. 이곳에 입원했던 환자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지만, 의료진은 남아 감염병과 호흡기 환자를 돌보고 있다.
감염병 전담 병동 간호사들은 외부에서 식사할 경우 혹시 모를 감염이 걱정돼 병원 한켠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화면으로 환자의 맥박과 호흡 상태를 계속 지켜봤다. 이들은 건강상태 관리는 물론, 거동이 힘든 환자의 대소변도 받아내야 한다.
최근엔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업무 강도가 늘었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욕설하거나 위협할 때다.
황원숙 수간호사는 “격리 환경으로 예민해진 입원 환자 중에는 택배가 늦게 온다고 욕설하거나 심하면 폭력을 행사한다. 간혹 택배 속에 술이나 담배 등을 숨겨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욕설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상태가 위급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외부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특수 음압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다. 취재진도 유리 벽 너머 특수 음압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위해 복잡한 순서에 따라 레벨 D 방호복을 착용했다. 방호복 착용에만 10여분이 걸렸는데, 착용하자 화생방 체험을 하는 듯 숨이 막히고 답답했다.
의료진은 방호복을 입고 2시간 단위로 교대한다.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와 치료는 호흡기 감염내과 의료진만의 땀방울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담병원 관계자들도 언제 병원으로 찾아올지 모르는 환자를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근무한다. 하지만 이런 병원 관계자들은 모든 공로를 울산 시민들에게 돌렸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일반 환자들이 신종코로나 환자를 위해 병상을 내주면서 음압병동을 만들 수 있었다. 대다수의 시민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 아직 울산엔 중증환자가 비교적 많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김정휘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