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찾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간월재 패러글라이딩 착륙장. 등억알프스야영장 인근이면서 작괘천 계곡을 끼고 있는 이곳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텐트, 평상, 천막 등 공작물 설치가 금지되는 곳이지만 30여동의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특히 일부 야영객들은 물가에서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적정 거리 유지 없이 지나치게 가깝게 텐트를 설치하기도 했고,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주변을 활보하기도 했다.
방역수칙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체 야영객도 잇따라 목격됐다. 울산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돼 4인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 하지만 이날 착륙장에는 10명가량이 하나의 그늘막 아래에서 모임을 갖는 장면도 여럿 포착됐다. 2~3팀이 단체캠핑을 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야영객들이 타고 온 차량은 불법주차로 이어졌다. 도로에서 착륙장으로 연결되는 구간은 통행이 힘들 정도로 불법주차 차량으로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인근 사유지는 불법 야영객을 상대로 주차 공간을 제공하고 주차료를 받기도 했다.
화재 위험도 우려됐다. 일부 야영객들은 화로를 이용해 장작불을 피우고 있었고, 맨 바닥에서 소위 ‘불멍’을 한 흔적도 보였다. 가스버너 등을 이용해 삼겹살을 굽거나 라면을 끓이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이곳은 패러글라이딩 착륙장으로 이용되는 곳이다. 북동풍이 불어올 경우 간월재 활강장에서 출발해 이곳으로 착지하게 된다.
하지만 드넓은 잔디밭에 공중화장실을 갖추고 있는데다 바로 앞 작괘천에서 물놀이까지 가능하다보니 SNS나 인터넷 블로그에서 일명 ‘캠핑 핫플’로 꼽히면서 불법 야영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착륙장의 기능도 상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패러글라이딩협회 박주성 전 회장은 “알박기 텐트나 텐트 고정용 돌 등으로 인해 착륙 시 부상의 위험이 항상 따른다”며 “착륙장을 사용할 때마다 텐트를 철거해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김정휘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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