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위로한 초여름의 산사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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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 위로한 초여름의 산사 음악회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06.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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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양산 통도사는 지난 18일 대웅전 앞 야외에서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 현문 통도사 주지 스님, 국방부, 보훈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충시설 지정기념 호국영령 위령재를 봉행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 통도사 용화전 미륵불의 복장물 ‘미륵불좌상조성연기문’. 통도사 제공
6·25 전쟁 당시 육군병원이 있었던 통도사가 국가 현충 시설 지정을 기념하는 호국영령 위령재와 산사음악회를 마련했다.

영축총림(靈鷲叢林) 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는 지난 18일 오전 10시 용화전 앞에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현문 통도사 주지 스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방부, 보훈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충 시설 지정기념 호국영령 위령재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는 삼귀의례와 국민의례, 반야심경 봉독을 시작으로 종정 성파 스님과 현문 스님이 향과 차를 올리고 참석자들은 꽃을 바치는 헌다례·헌화를 했다. 이어 추모사, 성파 스님의 법어, 군악대 추모가, 살풀이 등으로 호국영령을 위로했다.

현문 주지 스님은 “6·25 당시 통도사에 설치됐던 육군병원은 장병들의 치료시설이자 가장 안전한 의지처였다”며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호국 정신을 선양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전쟁으로 희생된 이름 없는 무명용사를 위로하고 이 땅에 전쟁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종정 성파 스님도 “우리 한국불교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를 지키는 일에 목숨 바쳐 노력했던 호국 애민의 전통이 있다. 부상자를 치료하고 전사자 장례 치른 것은 이러한 마음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진정한 호국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가능성을 융합하는 일에서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 이날 호국영령 위령재에 이어 통도사 삼성반월교 옆 무대에서 양산윈드오케스트라(지휘 박우진)와 소프라노 왕기헌, 테너 양승엽 등이 출연하는 산사음악회가 열려 호국영령들을 위로했다.

그동안 통도사는 6·25 전쟁 당시 국군이 부산 동래에 있는 제31 육군병원 분원을 설치했다는 사실이 구전으로만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2019년 9월26일 통도사 용화전 미륵불의 복장물(불상을 봉안할 때 가슴 안쪽에 넣는 물건)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미륵불좌상조성연기문’이 발견됐다. 복장물에서 나온 연기문은 ‘1950년 6월25일 사변 후 국군 상이병(傷痍兵) 3000여 명이 입사(入寺)해 1952년 4월12일 퇴거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또 보물로 지정돼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대광명전(大光明殿)에 당시 입원 군인들이 쓴 흔적(필적)도 나왔다. 이로써 그동안 실질적인 근거가 없던 제31 육군병원 통도사 분원 설치가 명확하게 확인됐다.

이에 통도사에서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육군병원 분원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 2020년 국방부와 육군본부, 국군의무사령부에 공문 발송을 시작으로 증언과 자료를 취합한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2020년 12월 국방부군사편찬연구소로부터 ‘분원으로 사용되었음’을 확인받았고, 2021년 11월 현충 시설로 지정됐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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