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강연회는 ‘맹목의 눈, 통찰의 눈’을 주제로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추방돼 영원히 방랑의 길을 걷도록 운명 지워진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허 교수는 어둠을 모르면서 환한 감동의 씨앗과 뿌리 열매가 달린 작품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작가의 운명인데, 어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기존의 발견을 전복하고자 하는 창작 행위를 수행한다는 지론을 편다. 즉 오이디푸스처럼 눈이 멀게 되면서 비로소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언어에 기대면, 우리의 삶과 문학은 통찰을 얻고 통찰 속에서 맹목을 아울러 본다. 눈앞의 현상을 보는 눈과 통찰력을 갖고 현상 너머의 실제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작품을 써야 진정한 작가”라고 말했다.
허상문 교수는 ‘오늘의 문예비평’ ‘녹색평론’ ‘문학과 사회’에 평론을 발표하고 ‘문예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평론집 ‘서사는 살아있다’ ‘오르페우스의 시학’ ‘폐허 속의 비평’ 등 다수의 저서도 펴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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